85년 만의 무더위에 아이스크림·빙수업체 '활짝'

서울 중구 명동거리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무더위에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DB

85년 만의 무더위에 아이스크림, 빙수 매출이 급격히 뛰고 있다. 디저트 문화가 발달하면서 아이스크림과 빙수를 디저트로 즐기는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날씨까지 더워지면서 관련 업체들이 활짝 웃고 있다.


17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폭염시기가 점차 빨라져 올해 5월(1~11일) 서울 지역 평균기온과 최고기온이 각 18.8도, 25도로 최근 3년 중 가장 높았다. 특히 지난 3일 석가탄신일에는 서울 낮기온이 30.2도까지 올라 1932년 5월과 타이기록을 세우며 8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아이스크림과 빙수 매출이 일찌감치 증가하고 있다. 특히 낱개 구매가 많아 날씨에 따른 소비 패턴 변화가 가장 빠르게 나타나는 편의점에서는 4월부터 뚜렷한 매출 상승세가 관찰됐다.

GS25에 따르면 아이스크림 매출은 지난 4월 전년 동월 대비 32.7% 증가한 데 이어 5월(1~14일) 들어서는 매출 상승폭이 더욱 커져 39.4%까지 확대됐다. 편의점 CU 역시 지난 4월부터 5월(1~14일)까지 아이스크림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9.7% 증가했다.

대형마트도 5월부터 아이스크림 매출이 성장세로 돌아섰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4월 전년 동월 대비 1.7% 감소했던 아이스크림 매출은 5월(1~14일) 12.8% 신장세로 급반전했다.


식품업체들이 선보인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매장들은 더욱 함박웃음이다. 아이스크림이 사계절 디저트로 자리매김하면서 지난 겨울에도 매출 하락폭이 크지 않았던 이들은 여름 성수기를 맞아 매출이 더욱 승승장구하고 있다.

유기농 밀크 아이스크림. 왼쪽부터 폴바셋, 오슬로, 백미당 제품.

신세계푸드 (33,950원 ▼250 -0.73%)가 운영하는 프리미엄 소프트아이스크림 브랜드 '오슬로'는 4월1일부터 5월14일까지 매출(기존점 기준)이 전년 동기 대비 16% 성장했다. 지난 1년 새 신규 출점한 매장 3곳까지 포함하면 매출 성장률은 43%로 뛴다. 신세계푸드는 이에 신메뉴를 강화하는 등 공격적으로 여름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연내 매장 10곳도 추가 오픈할 예정이다.

유기농 밀크 아이스크림 유행의 선두주자 격인 매일유업 (7,920원 0.00%) 폴바셋의 경우도 같은 기간 아이스크림 매출이 10% 성장했다. 밀크, 딸기, 밀크딸기 혼합 3가지 맛이 골고루 인기라는 설명이다. 남양유업 (494,500원 ▲500 +0.10%) 백미당 역시 월평균 아이스크림 판매량은 35만~40만개로 지난해보다 30%가량 늘었다.

대표 여름 상품인 빙수 매출은 급등세다. 설빙의 경우 지난 5월 매출액(1~11일)이 전월 대비 74% 늘어나며 성수기 시작을 알리고 있다. 시즌 한정 빙수 출시도 앞당겨졌다. CJ푸드빌 뚜레쥬르는 지난달 21일 당고빙수 2종 등 여름을 노린 총 4종의 빙수 신제품을 선보였다. 지난해보다 출시일이 닷새 빨라졌다. 이디야 역시 지난해 5월10일 여름 한정으로 선보였던 눈꽃빙수를 올해는 4월25일부터 판매 중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지구온난화로 여름이 빨라지고 길어지면서 아이스크림, 빙수 성수기가 길어졌다"며 "올여름도 무더울 것이라는 예보가 있어 기대가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