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이상 미분양 주택, 지자체가 '빈집'으로 관리한다"

수도권 한 지역의 미분양아파트 광고문구. /사진=머니투데이 DB

앞으로 지자체가 5년 이상 방치된 미분양 주택을 '빈집'으로 규정해 관리할 수 있게 된다. 빈집이 된 미분양 주택은 공공·민간 임대주택 등으로 활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법 시행령·규칙'을 마련해 입법예고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시행령은 소규모 정비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이 지난 2월 공포됨에 따라 법 시행을 위한 행정·절차적 내용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시행령은 빈집의 정의와 종류를 구체화했다. 빈집으로 관리할 주택은 주택법상 주택(주거용 오피스텔 포함)으로 한정된다. 다만 △공공임대주택 △일시적 사용을 목적으로 하는 별장 △건축 중인 주택 △5년 미만 미분양 주택은 빈집에서 제외된다.

시행령에 따라 5년 이상 미분양 주택은 빈집으로 관리된다. 빈집이 되면 시장·군수 등은 빈집의 여부를 확인하고 실태조사를 한 뒤 빈집정비에 관한 계획을 수립·시행할 수 있다.


시행령은 구체적인 빈집 활용 방안을 명시하진 않는다. 다만 지자체 재량에 따라 수립되는 빈집 정비계획에는 장기 미분양 주택을 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계획 등이 담길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자체가 장기 미분양 주택을 매입해 공공 임대주택으로 공급하거나 사업시행자에게 이를 민간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도록 조치를 취하는 등의 방법이 가능하다"며 "정비계획이 강제사항은 아니지만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행령은 빈집의 판정 기준도 명확히했다. 빈집 특례법상 빈집은 '시장·군수가 거주 또는 사용여부를 확인한 날로부터 1년 이상 아무도 거주 또는 사용하지 아니한 주택'으로 정의됐다. 시행령은 이 '확인한 날'의 기준시점을 전기 사용량 등 건축물 에너지 정보, 건축물 대장 등을 통해 거주 또는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최초일자로 정했다.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의 요건도 구체화했다. 빈집 특례법에서 정하는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은 △자율주택정비사업 △소규모재건축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3가지다.

시행령에 따라 자율주택정비사업은 시·도 조례로 정하는 지역에서 10가구 미만 단독주택 또는 20가구 미만의 다세대 주택을 대상으로 시행하게 된다. 소규모재건축은 면적이 1만㎡ 미만이면서 노후불량 공동주택이 200가구 미만인 경우 시행할 수 있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의 요건은 다소 완화됐다. 현행법에 따르면 가로주택정비사업은 구역 주변이 도로, 광장, 공원 등에 둘러싸여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은 사업시행자가 사설도로(사도)를 내 구획하는 경우도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시행하도록 했다.

국토부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시행령·규칙' 개정안도 마련해 입법예고한다.

도정법 시행령은 정비사업 과정에서 사업시행자가 지자체에 납부하는 현금 기부채납금의 산정일을 명확히했다. 산정일은 '현금납부 내용이 반영된 최초의 사업시행계획인가 고시일'로 규정됐다.

보상절차 지연시 이자지급 규정도 구체화했다. 정비사업에 참여하지 않고 현금청산하는 토지등소유자에게 조합이 제때 보상절차를 진행하지 않을 경우 지연 일수에 따라 5~15%에 해당하는 이자를 지급하도록 했다.

이번 '빈집 시행령'·'도정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기간은 오는 17일부터 다음달 26일까지다. 국토부는 관계기관 협의,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내년 2월 법 시행전까지 하위법령안을 확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