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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달라진 세상, 바뀌지 않는 유통규제

광화문 머니투데이 채원배 산업2부장 |입력 : 2017.05.19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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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너도나도 세상이 달라졌다고 한다. 한때 청와대를 출입했던 기자가 보기에도 문 대통령의 파격 행보는 놀랍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가 워낙 강했던 탓에 권위를 내려놓은 문 대통령의 행보는 국민들에게 신선함을 안겨줬다.

어찌 보면 대통령이 청와대 직원 식당에서 한끼 식사를 한 게 대단한 일도 아닌데, 역대 어느 대통령도 그렇게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조차 뉴스가 됐다. 문 대통령의 이런 탈권위와 소탈, 소통 행보는 대선 때 지지자들뿐 아니라 지지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도 세상이 달라졌다고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그런데 달라진 세상에서 바뀌지 않는 게 있다. 바로 정권 초 기업들의 눈치 보기와 규제 이슈다. 문재인 정부의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살리기' 공약으로 인해 유통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유통업계를 편드는 게 아니라 시대는 엄청나게 변했는데 유통 규제와 골목상권 이슈는 예전 그대로 멈춰서 있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지원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2002년부터 시작됐으니 15년이나 됐다. 기자가 옛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를 출입할 때인 2005년에는 '전통시장 현대화사업' 지원책을 발표하고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부었다. 그러나 당시 대형마트에서 쇼핑을 즐긴 소비자들은 전통시장을 찾지 않았다.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비슷비슷한 대책이 나왔지만 결과는 실패의 연속이었다.

많은 이가 잊어버렸지만 대형마트가 고속 성장을 이어갈 때 전통시장과 골목상권뿐 아니라 지금 잘 나가는 편의점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1~2인 가구 증가로 현재 전성기를 맞은 편의점도 10여년 전만 해도 생존을 걱정한 것이다.

이처럼 유통은 시대의 변화가 반영되는 대표적인 곳이다. 소비자가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흥망성쇠가 결정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온라인·모바일 쇼핑이 급증하면서 현재 대형마트도 예전과 달리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소비자들은 클릭 한번으로 원하는 상품을 얻을 수 있는 시대다.

이런 상황에서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한 방안으로 대형마트 규제를 강화하고 한발 더 나아가 복합쇼핑몰과 편의점까지 규제하겠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전통시장 중 경쟁력이 있는 곳은 정부가 지원을 하지 않아도 소비자들이 알아서 찾아간다. 그런 시장이 얼마 안돼 '보호'와 '지원' 문제가 불거졌지만 유통을 규제한다고 해서 소비자들이 전통시장을 대체제로 찾지는 않을 것이다. 통계가 이를 잘 보여준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영업시간 제한이 도입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중소상인(전문소매점) 매출은 12.9% 감소한 반면 무점포 소매(온라인, 모바일 쇼핑 등) 매출은 161.3% 증가했다.

유통 규제는 문 대통령의 1호 업무 지시인 '일자리 창출'과 배치되는 문제도 있다. 대형마트와 쇼핑몰, 편의점 등은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는 대표적인 곳이기 때문이다. 유통산업의 고용유발 효과는 제조업의 3배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규제에 앞서 유통기업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물건 하나 팔아 본 적이 없는 정치인보다 유통업계 종사자들이 10배, 100배는 더 잘 알 것이다.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소통하면서 골목상권을 살릴 수 있는, 상생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또한 정책의 중심에는 소비자를 둬야 한다. 소비자를 외면한 유통 규제와 중소상인 지원으로는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을 살릴 수 없고, 지원금은 예산 낭비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소비자들은 세상이 달라졌다는 것을 유통 정책에서도 느끼고 싶어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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