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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19대 대선과 여론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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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머니투데이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 |입력 : 2017.05.19 05:06|조회 : 1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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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
5월 9일, 그러니까 대통령선거 당일 전까지, 여론조사를 신뢰하는 유권자들은 많지 않았다. 때문에 필자는 시간이 빨리 흘러 5월 10일이 되기만을 기다렸다. 5월 9일 대통령 선거일이 지나야만, ‘여론조사 불신’에 대한 여론이 잠재워지고 ‘누명(?)’을 벗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불신에 대한 여론은 다음의 3종세트, 즉 △20대 총선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트럼프 당선 예측실패 때문이었다. 물론 이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할 말이 있기는 하지만, 여하튼 이들 3종 세트 때문에 2위 이하의 열세후보들은 ‘여론조사 기관을 없애겠다’고 하거나, ‘검찰에 고발하겠다’는 식으로, 여론조사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고, 그 후보들의 지지층들은 여론조사 관련 기사에 ‘악플’로 화답했다.

‘무플’보다 ‘악플’이 낫다고 하지만서도, 이번 대선 과정을 거치며 여론조사 기관 종사자들은 여론조사 기사에 달린 댓글을 차마 볼 수가 없었다. 신뢰, 격려의 글보다는 불신, 평가절하, 비난, 심지어 저주의 댓글까지, 여론조사 기관 종사자들의 폐부를 찌르는 악성 댓글이 넘쳐났기 때문이다.

결국 5월 10일이 되고서야 여론조사 기관들은 지난 1년 남짓 계속되어온 ‘불명예의 면류관’을 벗을 수 있었다.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도 정확했고, 전화로 예측조사를 실시한 리얼미터 등의 조사결과도 정확했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 여론조사가 크게 빗나가지 않았던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휴대전화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지난 총선 당시에는 이른바 ‘안심번호’를 활용한 휴대전화 조사를 정당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지역구 조사를 유선전화로만 실시할 수밖에 없었고, 그를 바로 잡기 위한 통계 즉, 대선 득표율 가중 등의 사후 보정방식도 선관위에서 하지 못하게 막았기 때문에 틀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전국 단위의 대선은 RDD(Random Digit Dialing) 방식으로 휴대전화도 조사를 할 수 있었던 데다, 안심번호도 언론사 여론조사에 허용됐기 때문에 휴대전화를 사용하게 되면서 정확한 조사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두 번째는 높은 투표율 덕분이었다. 투표율이 높은 대통령 선거는 역사적으로 여론조사와 실제 선거결과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더욱이 이번 선거는 77.2%라는 높은 투표율을 기록해, 지난 대선의 75.8%의 기록을 넘어섰는데, 높은 투표율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바였기 때문에 여론조사가 실제 선거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었다.

세 번째는 전국 단위의 선거였기 때문에 정확할 수 있었다. 작년 총선에서도 지역구 의석수 예측은 빗나갔지만, 전국단위의 정당별 비례대표 의석수는 당시의 정당지지도와 크게 다르지 않게 나타났다. 미국 대선도 실상은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보다 더 많은 득표를 했지만, 선거인단에 의한 간선제라는 독특한 제도 때문에, 다득표자임에도 낙선을 한 것이지 실제는 투표결과와 여론조사는 크게 다르지 않게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낮거나 떨어진 후보 진영에서는 여론조사 불신론을 전파하면서 미국 대선처럼 판세가 뒤집어질 것이라고 캠페인을 했는데, 그것은 선거 전략상 일종의 ‘거짓 캠페인’을 한 것이거나, 아니면 무지했거나 둘 중의 하나다.

바라건대 다음 대선을 준비하는 후보들은 높은 유권자들의 수준에 맞춰, 여론조사를 ‘폄훼’하는 데 에너지를 낭비하기 보다는, 국민들의 마음을 어떻게 사로잡을지, 그래서 어떻게 지지율을 높일 수 있을지 더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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