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통합검색

[단독]"원나잇은 유희적 사랑"…수정 하나마나한 '性교육 표준안'

성교육 전문가 "성교육 표준안 즉각 폐기돼야"…교육부 "시도교육청서 한번 더 검토후 자료배포 예정"

머니투데이 최민지 기자 |입력 : 2017.05.19 05:00|조회 : 53083
폰트크기
기사공유
[단독]"원나잇은 유희적 사랑"…수정 하나마나한 '性교육 표준안'
MT단독 "성적 강요 행동의 피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싫은 느낌이 들 때 확실히 싫다고 말한다."

"피임이 필요한 이유? 미혼모·미혼부가 되지 않기 위해서."

교육부가 성교육표준안을 바탕으로 1년여 동안 수정한 초·중·고교 성교육자료와 교사지도서에 성폭력 피해자에게 원인을 돌리는 '피해자 유발론'이 다수 확인됐다. 또 미혼모·미혼부를 폄하하는 내용도 실렸다.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거나 '원 나잇' 등 부적절한 표현도 포함됐다.

1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성교육 수정자료에는 이런 내용이 담겼다. 성교육 수정자료가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교육자료에는 성폭력 피해자의 대처 방법이 다수 실려있다. 예컨대 초등 3~4학년 교사용 지도서 119페이지에는 성적 강요 행동의 피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싫은 느낌이 들 때 확실히 싫다라고 말한다 △원하지 않는 행동이면 주저하지 말고 '아니오'라고 의사 표현을 분명히 한다 등을 제시했다. 이는 피해자가 거절하지 않았기 때문에 성폭력을 당한다는 피해자 유발론을 연상시킨다.

실제 학생용 지도서에도 비슷한 내용이 들어있다. 중학생용 교육자료 12차시 '성에 대한 자기주장과 거절 방법'에는 이성교제를 하게 된 민재가 여자친구인 채림이를 만날 때마다 키스를 하려고 하는 상황을 주고 거절 의사 표현을 위한 역할극 대본을 만드는 과제가 나온다.

자료에서 제안하는 거절법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중학생 교사용 지도서 103페이지에는 성과 관련된 자기 주장을 펼칠 때 '자기주장적 의사 표현'을 해야한다며 그 방법에 대해 △눈을 맞추고 좋은 자세를 유지한다 △다정하면서도 조용한 태도를 갖는다 △명확하고 분명하게 말한다 등 단호함과 거리가 먼 행동법을 알려주고 있다.

[단독]"원나잇은 유희적 사랑"…수정 하나마나한 '性교육 표준안'
미혼모·미혼부에 대한 혐오를 나타내는 부분도 다수 발견됐다. 중학생 교육자료 19차시의 프레젠테이션 자료에는 피임이 필요한 다섯 가지 이유를 들면서 '미혼모 미혼부가 되지 않기위해서'라는 문구를 넣었다. 중학생 교육자료 25차시 프레젠테이션 자료에는 미혼모가 될 경우 △평생 죄책감에 힘들 수 있다 △학생이라는 평범한 행복을 모두 포기해야 한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는 교육부가 펼쳐온 미혼모 학습권 보장 정책과도 상충되는 내용이다.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는 내용도 있었다. 중학생용 교육자료 3차시 '자신과 타인에 대한 신체이미지' 활동1에는 몸에 대해 갖고 있는 느낌을 알아보기 위한 체크리스트가 수록돼 있다. 체크리스트에는 '몸무게는 적당하다', '키는 적당하다', '여드름이나 잡티가 많다', '치아가 고르다' 등 외모 평가 기준을 제시했다.

[단독]"원나잇은 유희적 사랑"…수정 하나마나한 '性교육 표준안'
교육 대상의 수준에 맞지 않은 단어나 내용도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학교 7차시 '사랑의 가치와 유형' 활동2는 사랑의 유형을 알아본다며 정열적 사랑, 유희적 사랑, 광신적 사랑 등 6가지 사랑 유형에 따른 체크리스트를 제시했다. 유희적 사랑의 체크리스트에는 '하룻밤 즐기기(one night) 같은 즉흥적인 사랑을 좋아한다', 실용적 사랑 체크리스트 항목 중에는 애인이나 배우자를 선택할 때 상대방의 집안을 따지는 편이다' 등 중학생의 수준과 맞지 않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성교육 전문가들은 즉각 반발했다. 이명화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장은 "교육부의 구태의연한 성교육 표준안은 즉각 폐기돼야 한다"며 "성교육 정책 내용 전반이 인권과 평등을 바탕으로 하도록 근본적인 그림을 다시그려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지금 마련된 성교육표준안과 교육자료는 우리 사회의 성의식을 성숙시키기는커녕 편협하고 왜곡된 성의식을 고착화시킬 수 있는 문제가 있다"며 "앞으로는 인권 중심의 정교하고 전문적인 성교육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해당자료가 모든 학생에게 배포되는 것은 아니라며 진화에 나섰다. 교육부 관계자는 "각 시도교육청이 한번 더 내용을 검토할 예정이고 자료 배포 여부도 교육청이 결정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교육부는 2015년 성교육표준안을 공개하고 이에 따른 교육자료를 개발했지만 '여자는 무드에, 남자는 누드에 약하다', '성폭력을 예방하려면 단둘이 여행을 가지 않는다' 등의 내용을 수록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수정 작업을 벌였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7년 5월 18일 (17:3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2개의 소셜댓글이 있습니다.

댓글쓰기
트위터 로그인JakeMoon91  | 2017.05.20 13:57

배포자체를 하지 말라고. 미혼모미혼부를 지원 할 생각은 안 하고 뭐야. 공무원시험보고 들어왔으니 전문적인 지식이 없으면, 민간 강사나, 학자들 초빙해서 함께 안을 만들라고.

소셜댓글 전체보기


실시간 뜨는 뉴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