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조되는 '트럼프 탄핵론'…탄핵 위기 겪은 美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여론이 고조되면서 탄핵 위기에 처했던 미국 대통령들의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내통 의혹 수사 중단을 압박했다는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폭로에 이어 드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에게 IS 격퇴 작전과 관련된 기밀을 제공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주장이 부상하고 있다.

미국 여론조사업체 '퍼블릭폴리시폴링'(PPP)이 지난 12~14일 692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6일(현지시간) 발표한 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탄핵 관련 질문에 응답자의 48%가 '지지한다'고 대답했다. '반대' 응답은 41%, '잘 모르겠다'는 답변은 11%였다.

미국의 탄핵 제도는 하원에서 과반수가 찬성하면 탄핵안이 가결되며 탄핵안을 넘겨받은 상원에서 탄핵 심판을 맡는다. 표결에 참석한 상원의원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할 경우 대통령은 파면된다. 미국 역사상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하원을 통과해 상원에서 탄핵 심판이 진행된 전례는 3차례 있었다. 하지만 가결된 사례는 없으며 파면 가능성이 높았던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표결 직전 사임했다.

제16대 앤드루 존슨 미국 대통령 /사진=백악관

◇대통령 아닌 의회에 충성…'스탠턴 사건'으로 탄핵 위기 앤드루 존슨


처음 탄핵 심판대에 오른 미국 대통령은 1865년에 취임한 제17대 앤드루 존슨 대통령이다. 탄핵의 도화선은 '스탠턴 사건'이었다. 당시 전쟁장관이었던 에드윈 스탠턴은 군의 충성 대상은 대통령이 아닌 국민의 대표인 의회라고 선언했다. 존슨 대통령은 스탠턴 장관을 해임했다.

의회에서는 의회 동의를 받지 않은 스탠턴 장관 해임에 반발했다. 상원의 동의 없이는 대통령이 관료를 해임할 수 없다고 규정한 '공직 보장법'과 '육군 통솔법' 위반을 이유로 하원은 존슨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시켰다.

상원은 존슨 대통령에 적대적인 공화당 의원이 3분의 2 이상을 구성하고 있어 탄핵안 가결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하지만 표결이 임박해 입법부의 과도한 행정부 침해를 우려한 상원의원들이 반대에 표를 던져 탄핵안은 가결에 필요한 찬성 36표에서 1표 모자란 찬성 35표로 부결됐다.

제37대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 사임을 보도한 신문 1면 /사진=더 선

◇닉슨,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탄핵 문턱까지…표결 직전 사임

제37대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워터게이트'(Watergate) 사건으로 탄핵 위기에 처했다. 1972년 재선 선거운동 중 닉슨 측이 상대방인 민주당 선거본부 워터게이트 호텔에 도청 장치를 설치한 것이 발각됐다. 재선에 성공해 재임 중이던 닉슨 대통령이 수사를 방해하려 한 것이 드러나 1974년 7월 하원은 '사법방해'(Obstruction of Justice. 정당한 법 집행을 방해하는 행위)를 이유로 탄핵안을 가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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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된 대통령의 거짓말에 여론이 등을 돌리고 상원에서 탄핵안 가결이 기정사실화 되자 1974년 8월 8일 닉슨 대통령은 워터게이트 사건에 대한 면책을 조건으로 사임했다. 탄핵은 피했지만 닉슨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사임한 유일한 대통령으로 남았다.

백악관 인턴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부적절한 관계로 탄핵 위기에 처했던 제42대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 /사진=US뉴스

◇빌 클린턴, '지퍼게이트'로 탄핵 위기…우호적 여론에 한숨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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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에 탄핵 위기에 처한 미국 대통령은 제42대 빌 클린턴 대통령이다. 백악관 인턴이었던 모니카 르윈스키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 이른바 '지퍼 게이트'로 탄핵의 문턱에 섰다. 지퍼 게이트 관련 재판에서 클린턴 대통령이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나자 하원은 위증을 이유로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한 번의 거짓말을 이유로 대통령을 탄핵하는 것은 과하다는 의견과 상대적으로 사생활에 관대한 여론이 조성되며 상원은 탄핵안을 부결시켰고 클린턴 대통령은 임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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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은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특정한 범죄를 저지르지는 않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반대하는 이들은 그가 대통령직에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개인적 판단이며 탄핵 요건은 되지 않는다"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17일(현지시간) ‘러시아 게이트’의 특별검사 수사를 전격 결정하며 트럼프 대통령 탄핵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반면 공화당 중진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은 "이런 영화를 본 적이 있다"며 "워터게이트 사건 수준에 도달해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