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작물별 맞춤형 정보제공 기상재해 '걱정 뚝'

-농장단위 날씨정보 제공->작목 맞춤형으로 재해위험 판단 및 대응방안 제시
-2022년까지 남한지역 전체 서비스기반 구축후 북한농가까지 확대 방안 모색

#사례1. 전남 광양시 다압면에서 매실농사를 짓고있는 김모씨는 요즘 기상후 제일 먼저 스마트폰을 챙긴다. 농촌진흥청에서 보내주는 날씨정보를 보면서 '하루 장사'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강수량, 풍속, 기온 등 기상정보는 물론 매실농사에 필요한 정보가 가득해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김씨는 "이건 보물이지라. 핸드폰으로 지가 필요한 정보를 요로콤 이용할 수 있으니 얼마나 도움이 되는 지 몰라. 이번 가뭄에도 여기서 요러콤, 조러콤 하라는 대로 해 버링께 피해날 일이 없어"라고 말했다.


#사례2. 경남 하동군 악양면 매실농가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이 곳 농부들도 매일 △아침·한낮 기온 △강수량 △평균풍속 등 기상정보는 물론 매실농사를 위해 농가들이 그날 그날 신경써야 할 일들 핸드폰으로 받아 보고 있다. 농민 박모씨는 "오늘 아침에는 가뭄에 대비한 정보들을 제공 받아 인근 농부들과 함께 오전에 작업을 마쳤다"며 "요긴한 정보를 손쉽게 제공받고 있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흐믓해 했다.

이상기온 현상, 재배적지 변동, 병해충 발생 빈도 증가 등 지구온난화로 인한 부작용으로 농작물 생산이 크게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의 '농장맞춤형 기상재해 조기경보시스템'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이 서비스는 일정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기상청 정보와 달리 해당 농장 상황에 맞는 맞춤형 농장날씨, 농장재해정보, 재해위험에 따른 관리대책 등을 농민들 개개인의 휴대폰과 인터넷을 통해 미리 알려주고 있다.
조기경보시스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국립농업과학원 기후변화생태과 심교문(49) 농업연구사는 "기상청에서 발표하는 기상실황, 동네예보, 중기예보 등 각종 기상정보는 물론 해당 농장의 고도, 도심과의 거리, 지형·지표면 피복상태 등 구체적인 조건이 반영된 정보"라며 "해당 농장의 농작물 품종 및 생육단계에 맞춰 재해위험 경고까지 단계별로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일하는 기후변화생태과는 우리나라 농업부분의 기후변화 상황을 총괄하는 곳으로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과 취약성을 평가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농업이 기후변화에 의존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농업재해를 예방하는 최전선인 셈이다.

2016년부터 서비스에 들어간 조기경보시스템은 현재 경남 하동, 전남 구례·광양·순천 등 섬진강 유역 4개 시·군에서 600여 농가(1270필지)를 대상으로 운영중이다.

조기경보시스템에서 제공되는 농장 날씨는 농진청과 기상청의 기상 관측자료와 기상 예보자료가 더해져 농장(필지)의 △고도 △지형 △피복 등 국지적 공간특성을 반영해 30~270m 해상도로 이를 차별화 한다. 실제 최저기온(아침기온)의 예측 정확도는 평균오차(ME)가 0.1℃이고, 평방근오차(RMSE)는 1.5℃로 조사될 정도로 정확도가 높은 편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농작물 피해는 최근 국내에서도 일상화되고 있는 추세여서 이에대한 대책마련이 요구돼 왔다. 가깝게는 2010년도 강원지역에서 고랭지 배추생산이 급감했다. 고랭지 배추가 한창 재배되는 6-9월달에 고온현상이 집중된데다 수확기에 때아닌 집중호우가 발생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농업기상재해와 관련 심 연구사는 과거 30년(1981-2010년)간 전국 농업기상관측 정보를 토대로 기온,강수,바람 및 일조관련 총 12종의 농업기상재해의 발생빈도를 전국적인 분포도로 만들어 내기도 했다. '농업기상재해 발생 위험지도 작성'으로 알려진 이 성과물은 대설,우박,강품,집중호우 등 12종의 농업 기상재해 발생빈도를 30m급 공간해상도로 작성해 냄으로써 웹-GIS 체계 구축으로 이어졌다.
그가 주도한 '농업기상재해 발생 조기경보시스템'의 외부 평가는 높다. 2016년엔 미래부 주관 미래기후변화대응기술 10선(選)에 선정됐고, 행정자치부가 주관한 공공행정한류 우수사례 26선에도 포함됐다.

국내 농업 기후변화 업무에서 '산 증인' 격인 그에겐 아직 할 일이 많다. 현재 시범사업으로 운영되고 있는 조기경보시스템을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물론 2022년 이후 북한과의 통일을 대비한 연구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조기경보서비스 대상지역은 올해 말까지 10개 시·군으로 확대도고 내년에는 전국 서비스를 위한 기반구축이 마무리 될 전망이다.

심교문 농업연구사는 "지금까지는 농장단위 날씨정보를 기반으로 해 재해정보만 연계가 돼 있는 데 앞으로는 여기에 토양과 병해충, 작황정보를 연계해 통합 서비스로 개선해 나갈 작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