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쉑쉑버거' 효과..SPC삼립, 식자재유통 비중 50% 넘었다

SPC삼립 (57,100원 ▼600 -1.04%) 내 식자재유통사업 매출 비중이 올 1분기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최근 SPC그룹이 '쉐이크쉑' 등 외식사업을 강화한데 따른 것으로, 기존 제빵에 쏠렸던 포트폴리오가 완화되면서 종합식품기업으로 거듭나는 모양새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PC삼립은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5052억원, 영업이익 136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2%, 11% 증가한 수치다. 각 사업부문별 고르게 실적이 성장하면서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괄목할 만한 것은 식품유통부문의 성장이다. SPC삼립의 식품유통부문(SPC GFS포함) 매출은 올 1분기 2558억원을 달성, 지난해 1분기 1259억원 대비 2배 성장했다. 식품유통부문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1%로, 처음 50%를 넘겼다. 제빵부문과 식품소재부문 매출도 같은 기간 각각 5%, 10% 증가했지만, 식품유통 매출이 워낙 급격히 확대된 탓에 매출 비중은 모두 20%대로 축소됐다.

이처럼 SPC삼립의 식품유통 매출이 급신장한 배경에는 SPC그룹의 외식사업 확대 기조가 있다.

SPC그룹은 지난해 7월 국내에 첫 론칭한 뉴욕의 명물 수제버거 '쉐이크쉑'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사업 확대에 매진하고 있다.


쉐이크쉑은 론칭 후 외식업계에 수제버거 열풍을 몰고온 것은 물론, 1년여가 흐른 지금까지 줄 서서 먹는 맛집으로 통용되면서 점포 수를 4개로 확대한 상태다. 특히 국내 1호점인 강남점은 전 세계 쉐이크쉑 매장 중 매출 1위에 오를 정도로 꾸준히 인기를 얻으며 일평균 5000만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쉐이크쉑 식자재 유통을 맡고 있는 것이 SPC삼립의 100% 자회사 SPC GFS다. 초기 양상추, 토마토 등 햄버거용 신선식품만 조달했던 SPC GFS는 현재 햄버거 번(빵)까지 제공하고 있다. 롯데리아와 버거킹 등 라이벌 기업에 버거 번을 납품할 정도로 뛰어난 SPC GFS의 기술력을 미국 본사에서 인정한 덕분이다.

쉐이크쉑 론칭 이후 자신감이 붙은 SPC는 사실상 출점이 멈춘 상태였던 외식 브랜드 확대에도 나섰다. 2008년 론칭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인 '라그릴리아'는 지난해 은평 롯데몰과 신도림 디큐브시티 두 곳에 신규 개점한데 이어 지난 3월 공덕에 추가로 매장을 열어 매장 수가 총 10개로 확대됐다. 그릭슈바인도 지난해 점포를 3곳 추가했다.

신규 브랜드 개발도 이어지고 있다. SPC그룹은 지난해 우동전문점 '하이면우동'을 론칭해 현재까지 점포 4곳을 열었고, 올해는 샐러드 전문점 '피그인더가든'을 여의도에 선보였다. 이밖에 편의점, 명랑핫도그, 공차 등 외부 식자재 매출도 증가하면서 식품유통부문이 SPC삼립의 핵심사업으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SPC삼립이 과거 '샤니'로 대표되던 양산빵 제조업체 한계를 벗어나 올 1분기를 기점으로 종합식품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상반기 중 청주 식재료가공센터를 완공해 야채가공품, 소스 등 식품 관련 신사업까지 추가할 경우 종합식품회사의 면모가 더욱 드러날 것으로 예상했다.

SPC관계자는 "전통적인 제빵사업 뿐 아니라 신사업에도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지난해 사명을 삼립식품에서 SPC삼립으로 변경했다"며 "2020년까지 SPC GFS를 포함해 매출 4조원을 달성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