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문형표·홍완선에 징역 7년 구형…문·홍 무죄 호소(종합)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윤수희 기자 =

문형표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삼성합병 개입' 관련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7.5.2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공단에 부당한 압력을 가한 혐의로 기소된 문형표 전 공단 이사장(60)과 홍완선 전 기금운용본부장(61)에게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중형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조의연) 심리로 22일 열린 두 사람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양재식 특검보는 "국민연금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국민 쌈짓돈으로 대기업 총수 일가에 이익을 준 중대 범죄"라며 두 사람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양 특검보는 "이 사건은 단순한 직권남용 사건이 아니라 국민연금 재정을 고의로 남용한 배임으로서의 성격도 갖고 있다"며 "문 피고인은 상급자로서 책임을 회피하고 합병 대가로 공단 이사장이 돼 중형 선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홍 전 본부장에 대해서는 "삼성 합병이 이뤄지면 피해가 막심하다는 명확한 이해를 했음에도 합병에 찬성했다"면서 "그러나 홍 피고인 역시 본인이 저지른 범행 전반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 특검보는 아울러 기금이사 임기 1년 연장이 실현되지 않았지만 이 역시 대가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 배임으로 인해 국민연금에 막대한 손해가 발생한 점 등을 구형 이유로 들었다.


특검의 1호 기소 피고인 문 전 이사장은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재직 중이던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지도록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기소됐다.

또 '최순실 게이트' 국회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서 합병 찬성지시 의혹 등을 부인해 위증한 혐의(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 받는다.

홍 전 본부장은 국민연금 투자위원회 위원들에게 합병에 찬성하라고 지시해 국민연금에 1388억원의 손실을 끼친 혐의로 기소됐다.

특검팀은 이로 인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 등 대주주가 8549억원의 이득을 챙겼다고 보고 있다.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삼성합병 개입' 관련 결심 공판에 증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7.5.2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특검팀의 주장에 문 전 이사장의 변호인은 "문 피고인은 복지부 공무원들에게 국민연금 투자위가 합병에 찬성 의결하도록 하라고 한 사실이 없다"며 "국민연금 역시 복지부의 의결권 행사 지침 해석이 타당하다고 판단해 수용했을 뿐이다"고 반박했다.

문 전 이사장은 최후 진술에서 "지난 5개월을 견뎌온 건 부끄럽거나 부당한 일을 한 적이 없다는 믿음 때문이었다"며 "대통령이나 다른 어떤 외부의 지시를 받은 적 역시 없고 그것을 관철하려 한 적도 없다"고 무죄를 호소했다.

홍 전 본부장도 "국민연금 투자위원회 위원들 대다수가 합병 비율에 따른 차이를 손실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재판부에서 정확한 판단을 내려주길 간절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에 대한 선고 공판은 6월8일 오후 2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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