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그리스 채무탕감 합의 실패…디폴트 그림자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채권단이 그리스에 대한 채무탕감 합의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구제금융 지급이 미뤄지면서 그리스가 오는 7월 만기가 돌아오는 채무를 상환할 수 있을지 불투명해졌다.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은 이날 밤 7시간 동안 논의를 벌였지만 끝내 채무탕감에 합의하지 못했다. 독일, 그리스, 국제통화기금(IMF)이 860억유로(약 107조원) 규모의 3차 구제금융 다음 단계를 놓고 의견을 다툰 결과다. 구제금융 프로그램은 내년에 끝나는 데 이후 남게 될 그리스의 부채 부담을 어떻게 줄이느냐가 관건이었다.

독일은 그리스가 구제금융 차기 지원금을 받으려면 IMF가 참여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에 대해 IMF는 유로존에 그리스에 대한 구체적인 채무탕감 방안을 요구했다. 독일을 비롯한 유로존 채권단은 만기연장 등으로 그리스의 채무 상환 부담을 덜어줄 수 있지만 채무탕감은 불가능하다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유로그룹 의장인 예룬 데이셀블룸 네덜란드 재무장관은 향후 며칠간 비공식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며 다음달 15일 룩셈부르크에서 예정된 유로그룹 회의에서 합의안을 도출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시간을 좀 더 들이면 성공하리라 확신한다"며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여전히 3주 안에 IMF를 참여시킬 작정"이라고 말했다.

그리스는 오는 7월까지 유럽중앙은행(ECB), IMF, 민간 채권자에게 진 빚 70억유로를 갚아야 한다. 구제금융 지급이 미뤄지면 디폴트(채무불이행)가 일어나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그리스 사태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

그리스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부채 비율은 올해 179%에 이를 전망이다. 유로존 최고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