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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잡은 물고기는 먹이를 주지 않는다고?

광화문 머니투데이 송기용 증권부장 |입력 : 2017.05.24 04:25|조회 : 17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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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0년간 유지했던 개인연금펀드(연금저축펀드)를 정리했다. 2007년부터 매달 25만원씩 꼬박꼬박 납입했던 펀드다. 정리 후 계좌에 찍힌 금액은 3100만원. 10년간 달랑 이자 100만원이 붙었다. 수익률은 약 3%, 연평균 0.3% 상승한 셈이다. 연말정산 혜택을 봤다고 하지만 운용사, 판매사가 매년 떼어간 수수료를 생각하면 사실상 손실을 본 것이다.

수익률도 기가 막혔지만 이 펀드에 투자한 10년이란 시간이 너무나 아까웠다. "우리 회사 연금펀드에 들지 그랬어요. 10년 수익률이 200%가 넘는데…" 점심 자리에서 한탄을 들은 한 자산운용사 사장의 발언에 속이 더 쓰릴 수 밖에 없었다.

연금수령이 가능한 만 55세까지 펀드를 유지하고 싶은 마음은 손톱만큼도 없었다. 이 펀드는 그때까지도 바닥을 헤매고 있을 게 뻔해 보이기 때문이다. 엉망으로 펀드를 관리한 운용사, 판매사에 '호구'가 되고 싶은 생각도 없어 환매하고 다른 펀드로 갈아탔다.

코스피지수가 사상 처음 2300선을 뚫었다. 10년 가까운 박스권 장세로 '박스피'로 불리던 때가 어제 같은데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외국인에 기관까지 가세해 다음 관문인 2500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연내 3000'(노무라증권), '문재인 정부 임기 말인 2022년 4000'(CLSA증권) 등 희망적 관측도 쏟아지고 있다. 사상 최대 기업이익, 새 정부의 기업지배구조 개선 의지, 주주환원 정책 등을 고려하면 '태산' 같던 3000도 높아만 보이지는 않는다.

자산을 늘릴 절호의 기회지만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신용거래잔고를 보면 일부 '개미'들이 용감하게 참여하고 있지만 다수는 최고가 행진을 지켜만 보고 있다. 직접 투자는 커녕 현시점을 펀드 환매 기회로 삼고 있다. 실제로 올 들어 주식형 펀드에서만 4조원 이상이 빠져나갔다.

"이렇게 수수방관하다가 2400, 2500 넘어가면 그때 서야 뒷북 투자에 나설 것"(A증권사 사장)이라는 냉소적 반응도 있지만 개인의 투자성향을 비판만 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1999년 바이코리아 펀드, 2007년 인사이트펀드, 2015년 메리츠코리아펀드 등에 발목 잡혀 반토막 났던 경험이 생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보유하고 있는 연금펀드, 퇴직펀드로 입은 손실이 주식 투자라고 하면 몸서리칠 정도로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255개, 29조원 규모의 연금펀드, 퇴직펀드 3년 수익률(5월2일 기준)은 평균 4.60%다. 연평균 1.53%에 불과하다. 코스피지수가 지난 3년간 12.42%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얼마나 형편없는 수익률인지 알 수 있다.

"연금펀드는 중도 인출이 어려운 장기투자상품이어서 운용사들이 일종의 잡은 물고기로 판단하고 관리에 신경을 안 쓴다." "투자자 노후를 책임지는 자금이라는 걸 알지만 매달 소액이 들어오는 적립식 펀드라 운용사에 우선순위가 아니다."(B운용사 관계자)

그러다 보니 기존 펀드를 복제해 '연금펀드'라는 껍데기만 입히거나 펀드매니저가 수시로 교체되는 등 무성의하게 운용되고 있다. 필자의 펀드 역시 1명이 수십 개의 펀드를 관리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아무리 주식시장이 '제로섬'이라지만 노후자금을 짐짝처럼 소홀히 취급해서야 누가 펀드에 돈을 맡기겠는가.

투자자 역시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자기 돈은 자기가 굴려야지 누구도 책임져 주지 않는다. 지금이라도 펀드 수익률을 점검하고 타 펀드에 비해 부실하다면 과감하게 갈아타야 한다. 스마트한 투자자가 스마트한 펀드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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