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원의 친환경 꿈, '퀀텀점프' 시작

23일 두산 연료전지 익산 공장 준공식에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사진 오른쪽 9번째)과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사진 오른쪽 7번째) 등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제공=두산

두산 (141,000원 ▲1,600 +1.15%)이 국내 최대규모 연료전지 생산 거점을 전라북도 익산에 마련하고 연료전지 부문 세계 1위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신재생에너지 활성화 정책이 예고된 국내는 물론 유럽 등 해외시장도 공략한다는 목표다.


두산은 23일 익산 연료전지 공장 준공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준공식에는 조배숙 국민의당 의원,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제 2차관, 송하진 전북도지사, 정헌율 익산시장,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 및 고객사 대표와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을 비롯한 두산그룹 관계자 등 약 150명이 참석했다.

공장은 전북 익산시 제2 일반 산업공단 내 1만744㎡ 부지에 마련됐다. 약 400억원이 투자돼 공장이 건설됐다. 익산공장은 연간 440KW용 발전용 연료전지 144대, 총 63MW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국내 최대 규모다.

연료전지는 연소 과정 없이 수소와 공기의 화학 반응으로 전기와 열을 생산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화력발전 대비 40%가량 적어 친환경 에너지로 각광받는다.

두산이 겨냥한 발전용·주택용·건물용 연료전지 글로벌시장은 현재 2조원 수준으로 추정되는데, 2023년 50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파나소닉과 도시바 등 일본 기업이 주요 업체로 꼽히지만, 아직 세계 연료전지 시장이 발전 초기 단계로 이 시장을 확실히 주도하는 곳은 없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2014년 ㈜두산 회장 시절 연료전지 사업 진출 준비 단계부터 이 사업을 주도했다. 국내 주택용 연료전지 업체인 퓨얼셀파워의 합병과 미국 연료전지 업체 클리어엣지파워 인수 등을 이끌며 사업 골격을 만들었다. 박 회장은 지난해 3월 그룹 회장 취임식에서 "연료전지 사업을 글로벌 넘버원으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친환경 1위'는 박 회장의 꿈이다.

익산공장 준공은 이 같은 꿈을 실현시키기 위한 첫 단추다. 준공에 앞서 80여개 협력사와 부품 국산화에 성공했다. 특히 수소와 산소의 반응을 도와주는 주요 제품인 전극을 국산 기술로 생산하게 됐다. 미국 기업 인수로 기술력을 축적한 뒤 기술을 우리 것으로 만들었다.

익산공장을 발판으로 올해 두산은 연료전지 1조1260억원을 수주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015~2016년 누적 수주액을 넘어서는 규모다. 미국 코네티컷 공장(연산 63MW)과 같은 규모의 공장인 익산공장의 가세로 '퀀텀점프' 한다는 목표다. 올해 매출 목표도 지난해의 약 3배인 5555억원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거는 기대가 크다. 정부는 전체 발전량에서 신재생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을 2030년 20%로 올릴 계획이다. 이에 따라 발전사업자가 전체 발전량의 일부를 신재생에너지로부터 얻는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 목표도 상향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RPS 목표는 2023년 이후 10%다. RPS 목표가 올라가면 두산의 연료전지 판매도 늘어난다.

해외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한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부문이 집중 육성 중인 유럽이 핵심 타깃이다. 두산은 독일과 영국 등 유럽 5개국에 조만간 진출할 예정이다.

동현수 두산 사장은 "익산공장 준공으로 국내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발전과 고용창출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며 "앞으로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유럽 등 신시장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