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도 출산휴가 2주 간다…문화기업 CJ의 특별한 도전

(왼쪽부터)이재현 CJ그룹 회장, CJ그룹 본사 전경/사진=머니투데이 DB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1개월간 휴가낼 수 있는 회사', '근속 5년마다 한달간 재충전할 기회를 주는 회사', '어학연수·해외체험 희망하면 6개월간 휴직할 수 있는 회사'.


CJ그룹이 근무시간·휴가·휴직 등을 유연하게 조정해 회사업무와 개인생활의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획기적인 기업문화 혁신에 나선다. 4년간 자리를 비웠던 이재현 회장이 직원들의 사기진작과 글로벌 인재육성 차원에서 공들여 준비한 첫 경영 복귀작이라는 해석이다.

CJ그룹은 직원들의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해 유연한 근무환경을 조성하고, 자기개발·글로벌 경험 등 기회를 확대하는 기업문화 혁신방안을 마련해 다음달부터 시행한다고 23일 밝혔다. 2000년대 초반 대기업 최초로 '님' 호칭, 복장 자율화 등을 도입해 수평적인 기업문화 확산을 주도한데 이어 이번엔 직장과 가정·개인생활 양립 혁신에 도전하는 것이다.

◇아빠도 출산휴가 2주…'일·가정' 양립 방안 마련=CJ그룹이 발표한 기업문화 혁신방안에 따르면 CJ그룹 임직원들은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최대 한달간 '자녀 입학 돌봄 휴가'를 낼 수 있다. 2주 동안은 유급으로 쉬고, 희망자에 한 해 무급휴가 2주가 추가돼 최대 한달간 가정에서 아이를 돌볼 수 있다.

갑자기 자녀를 돌봐야 할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눈치보지 않고 하루에 2시간 단축근무를 신청할 수 있다. 하루 8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출퇴근 시간을 개인 사정에 따라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도 시행한다.


남성 직원들의 배우자 출산휴가도 2주로 늘어난다. 지금까지는 법적 기준에 맞춰 유급 3일, 무급 2일로 총 5일을 쉬었지만 다음달부터는 유급 14일로 바뀐다. 출산 후 1개월 이내에 신청할 수 있다. 임신한 직원들의 근로시간 단축제도도 확대한다. 현재는 임신 초기인 12주 이내, 출산이 임박한 36주 후에만 1일 2시간 단축 근무를 신청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12~36주 중 8주간 추가로 단축근무가 가능하다.

◇"직원들은 소중하니까"…문화기업의 특별한 인재경영=CJ그룹은 출산·육아 등 가정 양립 뿐 아니라 직원들의 재충전·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제도도 도입한다. 우선 근속연수 5년마다 최대 한달간 재충전과 자기개발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창의 휴가제'를 시행한다. 기본적으로 2주 휴가를 주고 개인 휴가를 붙여서 쉴 수 있도록 했다. 근속 연수에 따라 50만~500만원의 휴가비도 준다.

퇴근 이후나 주말에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 등으로 업무 지시를 금지하는 캠페인도 벌인다. 사내에 심리상담사와 안마사 등을 상시 배치하는 등 임직원 건강서비스도 확대한다.

5년 이상 근무하면 어학연수·해외경험 등을 위해 최대 6개월까지 글로벌 연수 휴직을 신청할 수 있는 '글로벌 노크' 제도도 마련했다. 또 신임과장 승진자 전원에게 해외 진출국 탐방 등 글로벌 연수 기회를 준다. 올해 승진한 신임과장 800여명이 첫 연수 대상이다.

조면제 CJ그룹 인사지원실장 부사장은 "이번 기업문화 혁신작업은 소중한 임직원들에게 성장과 도전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조치"라며 "창의성이 존중되는 유연한 조직문화를 구축해 새로운 시대에 맞는 기업문화 확산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