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국내 최대 금융리스크…北 문제도 부각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월 16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당시 서울 마포구 서울신용보증재단에서 '위기의 가계부채, 서민을 위한 해법'을 주제로 열린 '비상경제대책단 제2차 경제현안 점검회의에서 가계부채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br>

총액 1360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덩치가 커진 가계부채가 국내 금융리스크 최대 현안으로 꼽혔다. 최근 북한의 잇단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 영향으로 지정학적 리스크도 국내 금융시장 불안 요인으로 부각됐다.

한국은행이 24일 공개한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국내 금융기관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금융시스템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가계부채 문제(85%) △지정학적 리스크(71%) △미 연준의 금리인상‧보유자산 축소(63%)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기조 강화(51%) △취약업종 기업 구조조정(44%) 순으로 위험도가 높다고 선택(복수응답 가능)했다.

지난해 10월 조사에서 가계부채 문제와 저성장‧저물가 고착화, 중국 경기둔화 및 금융불안 등이 주요 리스크로 꼽힌 것과 다른 결과다. 별도 순위에 없었던 지정학적 리스크,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기조 강화가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응답자들이 1순위로 지적한 위험요인은 지정학적 리스크로 비율이 33%로 집계됐다. 이어 가계부채 문제(32%), 미 연준의 금리인상‧보유자산 축소(14%), 취약업종 기업 구조조정(7%), 가계소득 부진 지속(4%) 순으로 조사됐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 금리인상은 1년 이내 단기 리스크로, 가계부채 문제와 취약업종 구조조정 문제는 1~3년 중기 위험요인으로 인식됐다.

/자료=한국은행

리스크가 실제로 발생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미 연준의 금리인상·보유자산 축소가 가장 높은 응답률을 나타냈다. 가계부채 문제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기조 강화는 중간 수준으로 조사됐다.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력은 가계부채 문제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높게 인식됐다. 미 연준의 금리인상·보유자산 축소와 취약업종 구조조정은 중간 정도의 영향력을 갖는 리스크로 분류됐다.

향후 3년간 금융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신뢰도 평가에서는 응답자 40%가 ‘높다’, 4%가 ‘낮다’고 응답했다. 직전 조사와 비교해 신뢰도가 높다는 응답률이 9%포인트 상승한 반면 낮다는 응답률은 9%포인트 하락했다. '보통'으로 응답한 비중은 56%로 지난 조사와 같았다.


1년 이내 리스크가 발생될 가능성에 대해선 ‘낮다’는 응답률이 51%로 ‘높다’는 응답률 13%를 크게 웃돌았다. 직전 조사보다 리스크 발생 가능성이 낮다고 응답한 비중이 7%포인트 상승한 반면, 높다는 응답률은 10%포인트 하락했다. 1~3년 이내 리스크가 발생될 가능성은 △높다 38% △보통 47.2% △낮다 15%로 지난해 10월 조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은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는 국내외 금융전문가로부터 우리나라 금융시스템 주요 리스크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2012년 처음 실시됐다. 매 5월, 10월 두 차례 조사 결과를 공개한다. 올해 상반기 조사는 4월20일부터 5월10일까지 국내외 71개 금융기관에 소속된 72명의 전문가가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