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기 잡은 반도체 '투자 폭격'…성장가도 오른 장비·소재株

일본 도시바 반도체사업 매각이 장기화되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낸드플래시 제조업체들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도시바가 3D 낸드 공정 전환 투자 여력이 없는 시기를 틈타 후발업체와의 격차를 더 넓힌다는 전략이다. 이 때문에 낸드플래시 관련 장비·소재주들의 올해 실적 역시 기대치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산업용 특수가스 공급업체인 원익머트리얼즈 (35,500원 ▼450 -1.25%)는 24일 코스닥시장에서 전일 대비 4.34%(3300원) 오른 7만93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주가는 장중 7만94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 회사 주가는 연초 대비로는 17.13%, 연내 저점인 지난 3월 31일 대비로는 35.56% 올랐다.

솔브레인 (47,050원 ▼2,050 -4.18%)은 이날 연초 대비 7.63% 상승한 6만6300원, 52주 저점인 지난 3월 6일 4만5350원 대비로는 46.2% 올랐다. 원익IPS (3,500원 ▼120 -3.31%)도 연초 대비 11.35%, 연내 저점인 지난 3월 2일 대비로는 30.4% 상승했다.

이들 종목의 주가 상승은 외국인들의 공격적인 매수세가 견인하고 있다. 외국인은 연초 대비 지난 23일까지 △원익IPS 208만7691주 △테라세미콘 (16,000원 ▲450 +2.9%) 62만1027주 △솔브레인 39만9204주 △원익머트리얼즈 11만6695주를 순매수했다.

증권업계에선 전방산업 투자가 연초 예상보다 활발하게 전개되면서 3D낸드플래시 서플라이체인 내 기업들의 매출이 2분기 이후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시설투자 총액은 반도체·OLED 등을 합쳐 전년 대비 25% 증가한 30조원 내외로 추정된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경우 평택 18라인 1층에 월 10만장 규모 생산설비를 갖추고 2층 클린룸, 중국 시안2공장 증축 등에 투자하면서 설비투자규모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SK하이닉스 역시 M14의 3D낸드 투자 규모를 기존 월 3만장에서 6만장 규모로 확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3D 낸드 CAPA(생산설비)는 올해 말 월 66만장으로 169% 증가해 전체 낸드플래시 생산설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8%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3D 낸드를 탑재해야 하는 고용량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수요가 견조해 아직까지 공급과잉 우려는 없는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SSD 침투율은 아직 33%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때문에 증권업계에선 소재·장비업체 주가가 올 들어 큰 폭으로 올랐지만 추가 상승여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2018년까지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공정전환이 진행된 후 2019~2020년에는 중화권 업체들의 투자 확대가 이뤄질 전망이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미 노출된 재료인 만큼 국내 반도체 장비·소재업체들의 추가적인 주가 상승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3D 낸드 투자는 올해 안에 완료되는 것이 아니고 2018년에도 연속성이 있기 때문에 여전히 투자 기회는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