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없인 단단한 서비스도 나올 수 없다

최근 랜섬웨어로 전 세계가 떠들썩했다. 보안은 항상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부분이며, 특히 스타트업의 경우 서비스 초기에 보안 문제를 잘 해결해야만 장기적으로 단단한 서비스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

12억명에 달하는 인구를 기반으로 세계 2위 모바일 시장으로 부상한 인도에서도 보안 이슈가 부각되고 있다. 인도에서는 지난해부터 모바일 결제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결제 과정에서 보안 허점이 보이면 서비스 존폐 위기에 놓일 수 있어 기업 입장에서는 굉장히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모바일 결제가 일반화되고 있어 보안에 철저한 기업만이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상황이다.


인도와 같은 저개발 국가는 모바일 사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모바일 폰 루팅이 대중화돼 있어 앱 해킹이 많이 발생한다. 루팅에 사용되는 앱이 구글 플레이스토어 상위권에 오를 정도다. 루팅 상태의 스마트폰 수를 주기적으로 관찰해 계정 생성을 어렵게 하거나, 계정 생성 시 기능 제한을 두는 등 앱 해킹 시도를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

특히 불량 계정 탐지와 대응은 인도와 같은 저개발 국가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부정적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쉬운 환경이기 때문이다. 인도에서는 한 대의 스마트폰에 2개의 유심카드를 사용하는 듀얼심 폰이 일반적이다. 후불제, 원심 위주인 국내 상황과 가장 다른 부분이다. 아이폰을 제외한 모든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인도 출시 모델에는 듀얼심을 지원한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 도 마찬가지다.

인도에서는 10곳 이상 통신사들이 가입자 유치 전쟁을 벌이고 있어 유심 가격이 매우 싸고 구입하기 쉽다. 따라서 한 명이 3~5개 유심을 보유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한 대의 스마트폰에서 여러 개 유심을 돌려가며 부정행위를 하기 쉬운 환경이라고 볼 수 있다.


인도에서 모바일 결제 대중화가 이뤄지려면 스마트폰 앱을 통한 결제가 안전한 금융도구로 인정받아야 한다. 때문에 개발 초기부터 보안과 안전을 충분히 고려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해킹수법과 부정 사용자들에 대해서도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2년 넘게 인도에서 서비스를 펼치면서 가장 주력했던 부분이 데이터 분석에 따른 부정 사용 방지다. 이용자가 앱을 사용하는 기록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이상 행위가 급증할 경우 바로 알람이 울리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데이터 분석팀과 서버팀 협조 아래 이상행위 패턴과 부정 사용자를 파악, 계정을 정지하거나 경고를 주는 방식으로 제재한다. 이런 노력으로 ‘트루밸런스’는 파트너들로부터 부정 사용자 관리 능력을 인정받았다.

최근 인도나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진출하는 국내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모든 위협을 전부 막을 수 없다면 가장 심각한 위험을 빠르게 식별하고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데이터를 활용해서 위험을 감지하고, 그 규모를 판단하라. 보안 불모지인 인도에서 5000만명이 넘는 사용자들에게 신뢰를 얻은 비결이다.

※이철원 밸런스히어로 대표: 이 대표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15년 넘게 IT 비즈니스를 펼친 사업가다. SKT 자회사 와이더댄, 액세스모바일 등을 거쳐 2014년 밸런스히어로를 창업했다. 밸런스히어로가 인도 시장에 내놓은 휴대전화 통신비 관리 서비스 ‘트루밸런스’는 현지에서 필수적인 인도 국민 앱으로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