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바쁜' 대우건설, 2대 주주 발목에도 '꿋꿋'

대우건설 신문로 사옥 전경/사진=머니투데이 DB

대우건설이 2대 주주의 대규모 블록딜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강세를 나타냈다. 투자시장에서는 실적개선이 뚜렷한 상황에서 주주가 분산되는 것은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등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2대주주인 에스이비티(SEBT)투자 유한회사의 지분율은 지난달 초에 비해 3100만주 줄어 4.8%(2004만주)로 감소했다.

SEBT는 IBK투자증권과 케이스톤파트너스가 대우건설 투자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로 2012년 금호고속 경영권, 대우건설 지분 12.3%(5104만주),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 38.7% 등 금호아시아나그룹의 3개 자산을 9500억원에 인수했다. 대우건설 지분 인수가격은 주당 8140원이었다.

SEBT는 차입금상환과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달 13일 700만주(주당 6680원), 이달 24일 2400만주(7400원)를 블록딜 형태로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에게 매각했다. 이 여파로 매각 당일 대우건설 주가는 각각 4.7%와 6.3% 폭락했다.

대우건설의 최대주주는 KDB산업은행이 경영권을 행사하는 KDB밸류제6호 유한회사로 지분율은 50.8%(2억1093만주)다. KDB산업은행은 빠르면 올해 하반기에 대우건설 매각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KDB산업은행은 주가가 1만3000원 이상은 되어야 한다고 했지만, 주가가 낮아도 경영권 프리미엄 및 실적 개선 등에 힘입어 적정 가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 4월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1분기 만에 흑자전환했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경영실적은 매출 2조6401억원, 영업이익 2211억원, 당기순이익 1919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 1300억원을 60% 이상 웃돈 것이며, 분기 기준 2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도 처음이었다.

대우건설은 올 한해 국내에서 2만7833가구를 분양하고, 해외에선 베트남 스타레이크 시티 등 고수익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전체 사업비 200억달러(약 23조원)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신도시 건설 관련 마스터플랜을 발표하고 수주를 기다리고 있다.

SEBT의 지분 매각도 주가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부실 회계 의혹을 털어내고, 올해 분기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한 상황에서 대주주 지분 매각은 주주 구성을 다변화하는 계기가 돼 주가 상승에 긍정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폭락 당시에는 다음날부터 주가가 회복되기 시작해 6일만에 이전 주가 이상으로 상승했고, 이날도 전일 대비 2.37% 올라 779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2대 주주 보유한 잔여물량 출회 가능성으로 주식 수급 부담이 남아 있긴 하지만, 우려에 불과하다"며 "국내 주택 사업과 해외 프로젝트 활성화로 올해 흑자전환은 확실하고, 사상 최대 실적도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