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내리고 수입 늘리고, 세아제강 "땡큐 트럼프"

세아제강 (212,000원 ▼4,500 -2.08%)이 미국시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미국이 주력 제품인 유정용 강관에 대한 관세율을 하향조정한데다 현지 유전 개발사업 확대로 유정용 강관 수입을 늘리고 있어서다.


26일 한국 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4월 한국의 유정용 강관 수출은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333.1% 급증한 30만9749톤을 기록했다. 한국의 유정용 강관 수출물량의 99.9%는 미국 향이다. 같은 기간 수출 단가 역시 32.5% 오른 톤당 738달러를 기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리그(유전 굴착 장치) 수가 2배 가량 늘어나 유정용 강관 수입도 함께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배럴달 20달러 선까지 밀렸던 국제유가는 현재 50달러 선을 형성하고 있다.

셰일 오일 개발에 대한 기대감도 유정용강관 수입을 밀어 올리는 원인으로 보인다. 그동안 미국 셰일오일 산업의 유가 채산성은 배럴당 70달러 수준이었지만, 채굴 기술 개선으로 채산성은 40달러로 내려갔다. 셸 등 오일메이저는 다음 채산성 목표를 20달러로 설정해 둔 상태다.

미국 유정용강관 수입 확대의 가장 큰 수혜를 받고 있는 곳은 세아제강이다. 세아제강의 올해 1분기 강관수출(유정용 강관 포함)은 157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0.6% 늘어났다.


세아제강 관계자는 "유정용 강관의 미국 수출 확대로 전체 강관수출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유정용 강관 수출 확대를 발판으로 1분기 세아제강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각각 34.2%, 17.5% 늘어난 4001억원, 221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유정용 강관 미국 수출에 따른 수익성은 추후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지난 달 미국이 세아제강에 대한 유정용강관 반덤핑 관세율을 기존 3.8%에서 2.76%로 내려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변동된 관세율은 4월 중순부터 적용되고 있다"며 "관세인하 효과는 2분기 실적부터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세아제강과 함께 국내 주요 강관업체인 현대제철의 미국 수출은 관세 재조정의 수혜를 받기 힘들 전망이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미국에서 13.8%의 유정용 강관 반덤핑 관세를 부과받았는데, 이는 기존 5.9%에서 큰 폭 상향된 수치다.

이와 관련, 현대제철 (31,500원 ▼550 -1.72%) 관계자는 "미국 내 유정용 강관 가격이 오르면서 덤핑 관세율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지 유전 굴착 장치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오히려 대미 수출 물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