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면살린 펀드매니저'…액티브 펀드, 패시브 펀드 앞질렀다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만 오르는 시장에서 액티브 펀드 매니저들의 대응이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 소외주까지 오르면서 인덱스 펀드를 이길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코스피 지수의 사상 최고가 랠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적극적인 투자전략을 구사하는 액티브 펀드들이 패시브 펀드의 성적을 넘어섰다. 지난해 액티브 펀드는 시장 평균 수익률을 추구하는 패시브 펀드 수익률에 크게 뒤지며 체면을 구겼다.☞펀드IR 기사 자세히보기

25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전날기준 국내 액티브 주식형 펀드는 연초 이후 평균 11.2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패시브 펀드의 대표격인 인덱스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 11.12%를 앞질렀다.

다만 범위를 좁혀 인덱스 주식형 펀드 내에서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코스피200인덱스 펀드의 평균 수익률 15.86%와 비교하면 아직 뒤처지는 성적이다. 하지만 지난해에 비해 격차는 크게 줄었다.

지난해 인덱스 주식형 펀드 평균수익률은 7.52%, 코스피200인덱스 펀드는 평균 8.97%로 액티브 주식형 펀드 수익률(-3.70%)은 물론 코스피지수 상승률(3.32%)을 크게 웃돌았다.


삼성전자 주가가 급등하며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의 삼성전자 편입이 늘어나고 또다시 삼성전자 주가가 오르는 선순환을 반복한 영향이다.

액티브 펀드 매니저들도 지난해 말부터 뒤늦게 삼성전자 편입 비중을 늘려 어느 정도 시장을 따라가긴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액티브 펀드는 코스피 지수 대비 삼성전자 시가총액 비중만큼만 삼성전자를 편입하는 게 가능하다. 코스피200 지수 대비 삼성전자 시가총액 비중만큼 삼성전자를 더 많이 채울 수 있는 코스피200 인덱스 펀드의 수익률을 쫓아갈 수 없었다.

현실적으로 다른 주식을 팔고 삼성전자를 시가총액 비중만큼 모두 편입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게 펀드매니저들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연초까지만 해도 시장에선 올 들어서도 대형주 장세가 이어져 패시브 펀드 대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최근 시장 분위기가 달라지며 액티브 펀드들도 자신감이 붙고 있다. 한 펀드매니저는 "최근 소외됐던 지주사, 건설주 등이 오르는 등 시장을 이끄는 서브 컨셉트들이 생겨나고 있다"며 "액티브 펀드는 주도주를 위주로 운용하기 때문에 일부 IT주로만 제한됐던 주도주 범위가 커진다면 인덱스 펀드보다 나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액티브 펀드들의 성과 개선이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펀드 환매가 완화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 다른 펀드매니저는 "주식형 펀드가 환매에 대응하기 위해 1등 기업을 제외한 주변주를 매도해왔다"며 "환매가 줄면 주변주를 팔지 않아도 돼 주가가 오르고 주변주에 많이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의 심리가 개선돼 펀드 환매가 다시 약화되는 선순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