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청문특위 간사 회의 또 결렬…청와대로 쏠린 눈(상보)

정성호(왼쪽 세번째) 인사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여야 간사들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심사결과보고서 채택'에 관한 정무위 전체회의에 앞서 의견을 조율한 뒤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왼쪽부터 김용태 바른정당 의원,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성호 위원장, 경대수 자유한국당 의원. /사진=이동훈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심사경과보고서 채택을 위한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간사 간 회의가 26일 오전에 이어 오후에도 결렬됐다. 야당은 이 후보자를 비롯한 주요 장관 내정 인사들의 위장전입 문제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지목한 5대 비리(병역면탈·부동산 투기·탈세·위장전입·논문표절) 중 하나"라며 대통령이 직접 나와서 해명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국회 인사청문특위는 이날 오전 10시 간사단 비공개 회의가 결렬된 후 오후 2시로 예정됐던 전체회의를 미루고 오후 2시 간사단 2차 회의를 열어 다시 협상을 진행했지만 경과보고서 채택 합의에 실패했다.


이날 비공개 회의는 전날까지 이틀간 진행된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 내용을 바탕으로 국무총리 '적격' 판정을 내릴지 '부적격' 판정을 내릴지 정하는 자리였다.

더불어민주당 간사 윤후덕 의원은 오후 회의를 약 17분만에 마치고 나오며 "청와대에서의 입장 표명 과제가 남아있는데 여당이 조율해 진행되는대로 간사들과 그 성과에 따라 논의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오늘 전체회의도 가능성 없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청와대 입장 표명이 오늘 중 있으면 오늘 중에라도 간사 간 회동을 열어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를 채택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야당 중 인사청문특위 위원이 5명으로 가장 많은 자유한국당 측은 "사실상 공은 청와대로 넘어갔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입장 표명하기를 우선 촉구했다.

자유한국당 간사 경대수 의원은 "총리는 국정에서 대통령 다음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자리라 대통령을 제외하고 비서실장이 언급하기에는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이 "여당 간사로서 비서실장이 대통령 말씀을 받아 청와대 춘추관에서 설명·해명하는 수준의 방안을 요청드렸다"고 한 데 대해 경 의원은 "직접 대통령께서 말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경 의원은 "5대 비리 배제 원칙에 줄줄이 위배된 공직자들이 추천되고 있는데 총리 후보자 청문회에 대해 우리가 묵과하고 넘어가면 앞으로 이어지는 청문회에서 그 부분을 어떻게 할지 고민스럽다"며 "대통령이 진솔하게 국민들에게 말씀 주시면 그에 따라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 의원은 앞서 오전에는 "이번 청문회에서 이 후보자가 위장전입을 시인했는데 이는 명백히 5대 비리 위반"이라며 "저희는 총리로서 적격 안된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정이 시급해서 지적만 하고 넘어가는 게 어떠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와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도 위장전입 사실이 나타나 있어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각각 특위 위원 2명, 1명씩을 보유한 '캐스팅보트' 국민의당과 바른정당도 당초 전날까지만 해도 국정의 원활한 운영을 위한다는 대승적 차원에서 여당에 동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5대 비리 위반 등의 지적이 나오자 청와대 입장이 나올 때까지 의견 표명을 보류했다.

바른정당 간사 김용태 의원은 간사단 회의 후 머니투데이 더(the)300과의 통화에서 "이 후보자 위장전입을 패스해주면 김상조 후보자, 강경화 후보자 등의 위장전입 사실도 그대로 패스해줘야 하냐, 위장전입은 패스하고 다른 비리는 패스 안하냐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총리 청문회 후 이어질 장관 청문회를 위해서도 이 문제에 대해 문 대통령이 입장 표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의 간사 김광수 의원도 이같은 입장과 함께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되도록이면 동의해주는 방향으로 가려고 한다"면서도 "중요한 위장전입 문제들에 대해 문 대통령이 어떤 입장을 표명하는지 우선 지켜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