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물 피할 때 환호성…자율주행차, 서킷 달리다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제 13회 현대자동차그룹 미래자동차 기술공모전: 자율주행자동차 경진대회’ 본선 대회에 진출한 학생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현대자동차

26일 현대자동차그룹이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 서킷에서 개최한 '제13회 미래자동차 기술공모전: 자율주행자동차 경진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중계화면을 보고 있다. /사진=김남이 기자

"됐다. 됐어!"

서킷을 달리는 자동차가 미리 준비된 장애차량을 피해가자 두 손을 모으고 지켜보던 학생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무사히 주행을 마치고 골인하자 서로 얼싸안고 기뻐했다. 자동차는 운전자 없이 스스로 장애물을 피해가며 서킷을 완주했다.

26일 현대자동차그룹이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 서킷에서 개최한 '제13회 미래자동차 기술공모전: 자율주행자동차 경진대회'에서 계명대가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는 국내 최초 서킷에서 실시하는 자율주행자동차 경진대회다. 장애물이 설치된 서킷을 자율주행차가 완주하는데 소요된 시간으로 각 팀의 순위를 매겼다. 장애물을 피하는 기술 외에도 속도를 내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였다.

모든 참가팀은 지난해 1월부터 현대차그룹이 제공한 연구용 차량 아반떼 1대와 연구비로 자율주행자동차를 개발했다. 공정한 평가를 위해 라이다와 카메라, GPS 등 주요부품은 현대차에서 지급한 것만 사용했다.

26일 현대자동차그룹이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 서킷에서 개최한 '제13회 미래자동차 기술공모전: 자율주행자동차 경진대회'에서 우승한 계명대 학생들의 모습/사진=김남이 기자 <br>

우승한 계명대가 제작한 자율주행자동차는 2.6km의 서킷 2바퀴를 4분27초에 완주했다. 최고속도는 69km/h, 평균속도 35.7km/h를 기록했다. '자율주행차'는 운전자 없이 라이더, 카메라와 같은 '주행환경 인식장치'와 GPS와 같은 '자동 항법 장치'를 기반으로 스스로 제어해 달렸다.

자율주행차는 마치 운전자가 있는 것처럼 속도를 내고 장애물을 피해갔다. 특히 오르막길에 서있는 4대의 장애차량을 유려하게 피해갈 때 마다 박수가 터졌다. 계명대는 설치한 라이다(레이저를 이용한 레이더)가 아래 위로 움직이면서 장애물을 인식했다

이인규 계명대팀장(26·기계공학과)은 “서킷주행에 맞는 레코드라인 차량에 입력해 안정적이고 빠르게 달리도록 했다”며 “인제 서킷의 경우 고도차가 있어 먼거리 장애인식 힘들었는데, 라이더를 아래위로 움직이게 해 문제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대회에는 발표심사와 예선대회를 거쳐 선발된 총 11개팀이 참가했다. 하지만 장애물을 피해 서킷을 완주한 팀은 계명대와 한국기술교육대(2위), 인천대(3위)세 팀에 불과했다. 그만큼 장애물을 피해 서킷을 달리는 자율주행기술이 어렵다는 의미다.

‘제 13회 현대자동차그룹 미래자동차 기술공모전: 자율주행자동차 경진대회’ 본선 대회에 진출한 차량 /사진제공=현대자동차

완주를 못한 이유도 가지가지였다. 시스템 과부하로 출발조차 못한 팀도 있었고, 잘 달리던 차량이 장애차량 뒤에서 갑자기 멈춰서는 경우도 있었다. 우승 후보였던 카이스트팀은 잘 달리던 차량이 장애물을 피하다 코스를 이탈해 비상정지버튼을 눌러 차량을 세웠다.

우승한 계명대에는 상금 5000만원과 해외 견학의 기회가 주어졌다. 이호승 계명대팀 지도교수는 “GPS로 차량의 위치를 정밀하게 인지하는 기술이 까다로웠다”며 “3년 전에 라이다를 위아래로 움직여보는 기술을 써봤는데 이번에 유효했다”고 설명했다.

대회에 참석한 박정길 현대차 설계담당 부사장은 “흥미롭게 대회를 지켜봤다”며 “이런 대회가 학생들의 연구에 동기부여가 되고, 인재를 기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