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속 흔들린 G7정상회의…트럼프vsG6로 끝나

(왼쪽부터)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이 2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아의 타오르미나에서 주요 7개국(G7)+EU 정상회담 개막을 기념해 기념촬영을 했다. © 로이터=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첫 참석한 G7(주요7개국) 정상회의가 혼란을 남긴 채 폐막했다. 북한·테러 대책 등 외교 안보보장분야에서는 공통 합의가 이뤄졌지만, 무역·기후변화 등에서는 미국과 나머지 G6가 대립했다. CNN은 "G7에서 모든 나라들이 전통적으로 사인해 온 기후변화 대책에 미국은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처음 등장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혼란을 줬다. G7의 결속이 흔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美 트럼프 "독일 나쁘다…기후협정 탈퇴 고려"=26~27일(현지시간) 이탈리아에서 열린 G7 정상회담 이후 "G7은 보호주의를 배격하고, 규정에 기반한 국제 통상 체제를 준수한다"는 성명이 발표됐다. 문구만 보면 7개국이 자유무역에 합의한 것처럼 보이지만 논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무역과 기후변화 토의는 첫날 마지막 테마로 설정됐다. 본래 G7정상회의는 사전 협의 후 정상들의 토의를 거쳐 담당자들이 밤을 새 정상 선언의 문구를 조정할 예정이었지만 27일 낮에서야 겨우 협의가 마무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막식 전날인 25일 브뤼셀에서 유럽연합(EU) 관계자들과 만났을 때부터 "독일은 나쁘다"고 발언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독일 자동차가 대거 수입되면서 미국 무역적자를 키우고 있다는 주장이다. G7에서 유럽 정상들은 "보호주의적인 조치는 무역 확대를 방해한다"고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관세가 낮으면 다른 나라도 관세를 낮춰야 한다"며 미국 제품에 높은 관세를 매긴다면 미국도 대항 조치로 관세를 올리겠다고 반발했다.

회의에 동석한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위원장은 27일 기자회견에서 "무역 문제는 철저하게 논의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부당한 덤핑, 보조금, 비관세장벽 등의 불공평한 무역을 시정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정상 선언에는 "보호주의와 싸운다"는 표현이 남았지만 미국과 유럽은 서로의 입장 차이를 재확인했다.

기후변화 협정은 아예 파행으로 끝났다. 그동안 G7은 온실가스를 감축하기로 한 파리기후협정을 준수할 뜻을 함께 해왔다. 미국은 그러나 '기후 변화 정책을 재검토하고 있는 과정 중이라 이러한 논의 합의에 함께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일관했다. 결국 최종 성명은 "미국을 제외한 6개국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파리기후협정 이행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미국의 (파리기후협정)검토 절차를 이해한다"고 마무리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 발표 전 트위터를 통해 "다음주에 미국이 파리 협약을 탈퇴할 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기자들에게 특히 기후변화 협의 후 "매우 불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북한, 테러 대책은 합의 이뤄=그나마 협의를 이룬 분야는 북한·테러 대책 분야다. G7은 성명에서 "북핵 문제는 국제사회가 직면한 최우선과제로, 북한은 최근 반복적으로 국제법을 위반하면서 국제평화·안정 및 비핵화체제에 중대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은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의 모든 결의안을 즉시, 온전하게 이행해야 하며, 모든 핵·탄도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비가역적인 방법을 통해 포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가장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북핵 핵 개발 포기를 달성하기 위해 "(대북제재 등) 조치를 강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국제사회에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의 포괄적이고 철저한 이행을 위한 노력을 배가하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북한은 일본인 납치 문제의 즉각적인 해결을 비롯해 인도주의·인권에 대한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G7은 이밖에 대(對)테러 공조 강화, 우크라이나에 개입을 지속하고 있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 확대, 시리아와 리비아 내전 해결을 위한 러시아와 이란의 지원 촉구 등의 내용도 만장일치로 결의안에 포함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