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분양가 '들썩'…무주택자 '털썩'

새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시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택가격과 분양가가 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호가가 뛰고 시장에서 매물이 사라지는 과열 초기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무주택자들의 부담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시 노원구 월계2주택재건축 아파트인 ‘월계인덕아이파크’의 분양일정이 6월 말로 확정됐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그동안 분양가 협의가 잘 이뤄지지 않아 분양일정이 확실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월계인덕아이파크’는 월계2구역 인덕마을 재건축정비사업으로 총 859가구 중 583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지하철 1호선 월계역 역세권 단지로 분양가는 3.3㎡당 평균 1600만원대가 거론된다. 최근 시장의 분위기가 좋아지면서 분양가를 올리기 원하는 조합원들의 목소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 이후 분양시장이 좋아지고 있다”며 “앞으로 분양가 상승을 요구하는 조합의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SK건설이 서울 영등포구 신길뉴타운 5구역을 재개발해 분양한 '보라매SK뷰' 견본주택 현장 모습/사진제공=SK건설

최근 서울 분양단지들은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보라매SK뷰’는 지난 25일 1순위 청약접수 결과 평균 27.6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84㎡가 3.3㎡당 평균 1951만원(기준층 기준)으로 약 6억7000만원이다. 59㎡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2156만원으로 2000만원을 넘어섰다. 분양가가 높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올 들어 서울에서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31일 1순위 청약을 받는 강동구 고덕주공7단지를 재건축하는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의 흥행 여부가 강남 지역 분양가의 잣대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남4구에 속하는 고덕재건축의 성적을 반영해 분양가를 더 올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2200만원이다.
　
분양을 서두르는 단지들도 있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시영 재건축단지인 ‘래미안강남포레스트’는 다음달 분양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래미안 강남포레스트’는 올해 삼성물산의 첫 분양지이자 올해 개포동에서 처음 공급되는 분양단지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조합은 빨리 분양하길 원하지만 물리적으로 7~8월은 돼야 할 것같다”고 말했다.
　
해당 공인중개소들에 따르면 개포시영 조합원 지분 가격은 지난달 초와 비교하면 한 달 만에 (기준층 기준) 호가가 1억원 가까이 올랐다. 개포동 소재 K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지난해 개포동에서 분양한 단지들이 분양가 대비 5~10% 올랐다”며 “청약을 원하는 대기수요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대형건설업체 관계자는 “지금 분위기가 좋으니까 연내 분양을 서두르자는 단지들이 생겨나고 있다”며 “물 들어왔을 때 노젓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새 정부 기대감으로 주택 가격과 분양가가 오르면서 무주택자들의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위원은 “호가가 뛰고 매물이 사라지는 과열 초기현상”이라며 “조합 입장에선 수익 극대화를 위해 고분양가를 선호하겠지만 규제가 있거나 시장이 악화했을 때 미분양이란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가장 큰 피해자는 무주택자들”이라며 “과열현상이 지속되면 거주비 부담이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