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진출하는 외국계 스타트업 99%가 망해요"

머니투데이

조성은 기자

사진제공=블룸버그

"중국에 진출하는 외국계 스타트업의 99%가 높은 진입장벽에 때문에 망해요."

13억명 이상의 인구가 살고 있는 거대한 중국은 글로벌 시장 진출을 꿈꾸는 외국계 스타트업에겐 무척이나 매력적인 시장이다. 중국 온라인 마케팅 컨설팅업체 아이리서치(iResearch)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 거래규모는 24조 위안(한화 3984조4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실제로 차이나드림(China dream)을 꿈꾸고 중국시장에 뛰어든 외국계 스타트업들 가운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 기업을 찾기란 하늘에 별따기다.

중국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의 책임자인 오스카 라모스(Oscar Ramos)는 최근 미국 증권방송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시장을 노리는 외국계 스타트업의 99%는 중국에 진출해선 안된다"며 중국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지적했다.

라모스는 "중국 스타트업은 거액의 투자자본을 수월하게 유치하고 비즈니스 모델 실행 속도도 상당히 빠르다"며 이들과 경쟁해 이길 수 있을 만큼의 자금력과 실행력을 갖추지 못한 외국계 스타트업은 중국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중국의 거대 인터넷 기업들은 외국계 스타트업의 성공한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재빨리 모방해서 현지화하는 능력이 출중하기 때문에 중국에 진출한 외국계 스타트업은 자신의 비즈니스 아이디어만 노출하고 뺏기는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규모가 방대한 중국시장에서 외국계 스타트업이 그 지역에 딱 맞는 현지화 전략을 세운다는 것도 쉽지 않을 뿐더러, 심지어 동남아 등 여타 해외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전략을 가지고 중국시장에 들어와도 그 전략이 딱히 통하지 않는 경우도 부지기수이다.

특히 대부분의 외국계 스타트업은 구글과 페이스북 같은 플랫폼을 마케팅 도구로 이용하고 있지만 중국에선 이러한 플랫폼을 전혀 사용할 수가 없는 실정이다. 중국정부는 정치적인 이유로 구글과 페이스북 계정을 차단하고 있다.

라모스는 그럼에도 중국시장에 진출하려 한다면 중국 현지기업이 상대적으로 전문성이 떨어지는 의료, 교육, 패션, 음식, 증강현실, 가상현실 분야로 진출할 것을 권장했다.

그는 "중국에서 성공하는 나머지 1%가 되기 위해 중국 현지기업들과는 다른 차별화된 경쟁력을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