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최고價 LG전자, 더 가나? 임원진 자사주 매입 '러시'

LG전자 임원진이 연중 최고가를 잇따라 경신 중인 회사 주식을 잇따라 매수해 눈길을 끈다. 향후 실적에 대한 자신감은 물론 책임경영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권순황 LG전자 (90,500원 ▼2,100 -2.27%) ID사업부장(부사장)은 회사 주식 635주를 장내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취득 단가는 8만2000원으로 총 5200만원 상당이다. 권 부사장이 자사주 취득 공시를 낸 것은 2012년 1월(우리사주취득) 이후 약 5년 만으로 현재 총 보유주식수는 887주다.

전시문 LG전자 CTO(최고기술책임자) 겸 L&A(리빙앤에어컨디셔닝)연구센터장(부사장)도 지난 23일 회사 주식 300주를 주당 8만1100원에 장내매수했다고 밝혔다. 비슷한 시기, 박영일 LG전자 H&A(홈어플라이언스앤에어솔루션) 사업본부 키친어플라이언스사업부장(부사장)도 회사 주식 800주를 8만1200원에 사들였다.

이밖에 정현옥 LG전자 전무가 지난 26일 회사 주식 226주를 8만2200원에, 같은날 이재성 LG전자 전무도 448주를 8만2300원에 매입하는 등 다른 임원진도 자사주 매입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LG전자 주가가 연초 대비 이미 60% 넘게 오르며 연중 최고가를 경신 중인 상황에서 임원진의 자사주 매입 행렬은 눈길을 끈다. LG전자는 지난 25일 8만2300원(종가기준)으로 연중 최고가를 경신한 지 나흘 만인 29일에도 8만3500원으로 다시 한 번 최고가를 경신했다. 연초 대비 주가 상승률은 61.8%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경영의 일환"이라며 "향후 회사의 실적이나 재무구조 등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5월20일 이후 리포트를 발간한 동부증권, 미래에셋대우, SK증권 등이 LG전자 목표주가를 9만6000원~10만원으로 제시했다.

주식매수로 책임경영을 보여주고 있는 대표적 예가 지난해 말 임원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조성진 LG전자 대표이사다.

조 부회장은 2009년 2월 LG전자 주식을 1496주 보유 중이라고 첫 공시한 이래 꾸준히 자사주를 장내 매수하고 있다. 지난 3월 29일에도 회사 보통주 5000주를 주당 7만805원에 매입했는데 전체 매입 규모는 3억5400만원에 달했다. 조 부회장의 LG전자 보유주식 수는 현재 1만1531주다.

LG전자는 최근 주가 오름세 배경에는 가전부문에서의 호실적 달성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백색가전을 주로 담당하는 LG전자 H&A 사업본부는 지난 1분기 전체 영업이익의 56.5%에 달하는 520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함과 동시에 11.2%의 영업이익률을 달성, 1960년 가전사업 진출 이래 처음으로 두 자릿수 이익률을 기록했다.

'LG 시그니처' 등 프리미엄 제품군과 공기청정기, 건조기, 의류관리기 스타일러 등의 판매호조가 호실적을 이끈 것으로 분석됐다.동부증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월풀의 영업이익률은 5.5%, 일렉트로룩스는 5.3%로 LG전자 H&A사업본부와 큰 격차를 보였다.

호실적 달성은 신용등급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 신용등급은 주가전망에 비해 좀 더 장기적 안목으로 기업 미래를 내다보며 등급 또는 등급전망이 상향된다면 향후 LG전자가 회사채 발행시 보다 유리한 금리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 중 하나인 S&P(스탠더드앤푸어스)는 지난 25일 LG전자 장기 기업신용등급에 대한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한단계 높였다. 신용등급은 BBB로 유지됐다. S&P가 2014년 10월 LG전자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한단계 낮춘지 약 3년 만에 등급전망 상향이었다.

S&P 측은 "프리미엄 제품군의 우수한 품질로 인해 관련 매출이 증가하고 있으며 가전과 TV 사업부문 영업이익률이 업계 평균을 넘어서는 수준"이라며 "향후 1~2년 동안 해당 사업부문이 양호한 실적을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최근 주가에 자신감을 붙인 LG전자는 다음달 중순 서울 여의도에서 약 30명의 애널리스트들을 초청해 향후 사업방향을 설명하고 자유롭게 질의응답시간을 갖는다는 설명이다. 조 부회장은 물론 조준호 MC사업본부장, 정도현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이 직접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