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분할에 급등한 오리온, 주가 향방은?

식음료 대장주 오리온 (14,150원 ▼20 -0.14%)이 다음달 1일 인적분할을 실시한다. 분할 기대감에 이달들어 18% 넘게 오른 오리온의 주가 향방은 어떻게 될까.

29일 오리온은 전일 대비 1만5000원(1.92%) 오른 79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0% 가까이 감소했지만 인적분할 기대감이 투심을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오리온은 지난해 11월 지주사 전환을 위한 인적분할을 공시했다. 다음날부터 오는 7월6일까지 매매가 정지되고 7월7일 분할 신설회사 '오리온'과 분할 존속회사 '오리온홀딩스'가 재상장한다.

분할 신설회사 '오리온'은 제과사업부문을 영위하고 사업회사 역할을 맡는다. 분할 존속회사 '오리온홀딩스'는 제과 외 쇼박스, 메가마크 등 사업부문을 영위하고 지주회사 역할을 한다.

인적분할과 동시에 주식 액면가도 기존 50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한다. 액면분할은 유통주식 수를 늘려 주가 부양 효과를 얻으려는 목적에서 실시된다. 이론적으로 기업가치에는 변화가 없지만 유동성이 커지면 거래가 활발해져 주가도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그러나 인적분할 이슈가 끝난 뒤 본사업을 담당할 신설회사 '오리온'의 앞으로 주가 향방은 결국 중국사업부문 실적에 달려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오리온의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25.7% 감소한 4907억원, 영업이익은 69.9% 줄어든 358억원을 기록했다. 내수 위주의 타 식료품업체와 달리 중국법인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기준 각각 56%, 61%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문제는 최근 신정부 출범에 따른 한·중 관계 긴장완화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사드 관련 악재가 단기간에 해결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2분기 중국법인의 실적 베이스가 낮지만 여전히 사드 영향이 지속돼 반품 이슈와 신제품 출시 지연 등에 따라 올해 2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도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현재 중국 소매채널 프로모션 매대가 경쟁사 제품들로 채워지면서 매대 점유율 회복과 매출 정상화에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우려에 IBK투자증권은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오리온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조정했다.

그러나 오리온 주가가 2분기에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오리온에 대해 '매수' 투자의견을 제시한 증권사들은 빠르면 6월, 적어도 하반기부터 중국사업이 회복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6월부터 정상적인 영업을 가정할 경우 중국 매출액의 역성장률은 15%까지 완화될 것"이라며 "인적분할 이후에는 본격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는 "프리미엄 상품을 주축으로 신제품 출시가 가속화하면서 약 500억원 내외의 관련 매출액이 발생하면 5~10%의 중국 성장률이 회복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백운목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중국법인은 3분기부터 바닥을 탈출해 한한령이 더 이상 악화하지 않을 전망"이라며 "다음달 1일 사업회사와 투자회사 분리로 관련 리스크가 축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