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법정 선 박근혜 전 대통령, 여유 찾은 듯 미소

박근혜 전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3차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29일 세번째로 법정에 출석했다. 그는 지난 두차례 공판 때와 달리 변호인과 대화를 나누며 미소를 보이는 등 완전히 여유를 되찾은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박 전 대통령은 29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417호 형사대법정에 출석했다. 법정에 들어선 그는 재판부를 한번 쳐다본 뒤 시선을 아래로 둔 채 다소 빠른 걸음으로 피고인석으로 향했다. 변호인단과 간단히 인사를 나눈 뒤 자리에 앉은 박 전 대통령은 관련 서류를 읽었다.

박 전 대통령이 법정에 출석하는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 변호인인 유영하·이상철·채명성 변호사 등을 포함해 최씨의 변호인인 이경재·오태희 변호사 등이 모두 자리에 일어나 목례를 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자신의 의뢰인이 아닌데도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하는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변호인단 뿐 아니라 이날 방청객석에 나온 한광옥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함께 일어나 박 전 대통령의 출석을 맞이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에 이어 최씨가 법정에 들어왔다. 최씨는 재판부를 향해 인사를 한 뒤 피고인석으로 향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 쪽으로는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지난 23일 첫 공판 때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다.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박 전 대통령과 최씨는 시선을 교환하지 않았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은 지난 두차례의 공판 때와는 달리 여유를 완전히 되찾은 모습이었다. 첫 공판때 최씨와 나란히 피고인석에 앉았던 그는 재판이 진행되던 3시간 동안 꼿꼿한 자세를 유지했었다. 이따금 변호인이 따라준 물을 마시거나 고개를 위로 들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굳은 얼굴로 정면만을 응시했다.


지난 25일 홀로 법정에 출석해서는 변호인이 발언하는 내용을 들으면서 관련 서류를 넘겨보거나 무엇인가 메모를 하는 등 첫 공판 때보다는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법정에 나오면서 옅은 미소를 짓기도 했다. 변호인과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등의 모습도 있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세번째 법정에 나와서는 자신이 직접 물병의 물을 종이컵에 따라 마시거나 목을 뒤로 젖히며 스트레칭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옆에 앉은 유영하 변호사와 귓속말을 나눈 뒤 함께 미소를 짓기도 했다. 재판 중간 자신의 오른손을 들어 쳐다보면서 20초간 엄지손가락을 폈다 굽혔다 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볼펜을 만지면서 골똘히 뭔가 생각하는 표정도 비쳤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은 지난 공판 때와 마찬가지로 법정 내에서의 발언은 피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58)에 대한 신문이 끝날 무렵 "피고인이 직접 증인에게 묻고 싶은 사항이 있느냐"는 재판부 질문에 "없습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공판에서도 "재판과 관련해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다음에…"라고 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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