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찾아 회유 나선 靑…이낙연 국회 인준 여부 31일로 연기(종합)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4당 원내대표가 채택이 무산된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보고서 논의를 위해 29일 오전 국회의장실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당 김동철,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정 의장, 자유한국당 정우택,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사진 제공=뉴스1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임명 동의가 당초 예정된 29일 본회의에 안건으로 상정되지 못하고 미뤄졌다. 이날 자유한국당은 이 후보자 인준 반대를 당론으로 재확인했지만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이 여당에 협조하겠다고 입장을 정하며 임명동의안이 오는 31일 본회의에 상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야는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를 오후 5시로 미뤄가며 각각 의원총회를 열고 이 후보자 인준 여부에 대한 각 당의 입장을 정리했다. 자유한국당은 인준에 반대하겠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반면 국민의당은 여전히 문재인 대통령의 직접적인 입장 표명을 요구하면서도 "대승적 차원"에서 협조하기로 했다.

바른정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포함한 별도 입장 정리를 하지 않았다. 다만 여당에서는 바른정당이 인준에 협조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본회의 직전 열린 당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기본적으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을 포함해 3개 당은 크게 이견이 없을 것"이라며 "문제는 자유한국당인데 더 설득하겠다"고 여당 입장을 밝혔다. 박 부대표는 "절차에 의해서보다 여야 합의 따라 결정하길 국민들이 바란다"며 "당초 31일에 본회의를 잡아둔 것이 이날 본회의 상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 대비한 것이어서 자유한국당 입장을 예의주시하고 설득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여당 측 인사들도 적극적으로 야당을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인사청문특위 더불어민주당 측의 한 인사는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이날 저녁에라도 간사단 회의가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여당에서는 이날 청와대가 야당이 지적하는 위장전입 배제 등 인사원칙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한 점이 긍정적인 진전을 가져왔다고 판단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의원총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구체적인 인사기준을 마련하겠다고 지시해서 저희로서는 상당히 진전이 있다고 본다"며 위장전입 문제와 관련해서도 "기준을 내놓아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만약 공약을 구체화하는 인수위 과정이 있었다면 구체적인 인사기준을 사전에 마련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발생한 논란들은 국회의 인사청문회에서 개별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 일이지만 앞으로의 인사를 위해서 국빈들의 방문, 인사수석실 민정수석실 협의를 통해서 현실성 있게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원칙을 지킬 수 있는 구체적인 인사기준을 빠른 시일 내에 마련해달라"고 지시했다.

앞서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여야 4당 원내대표와 만나 국무위원 인사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2005년 7월 이후 위장전입이 확인된 고위공직자 인선은 원칙적으로 배제키로 약속했다. 전 수석은 2005년 7월 이전의 투기성 위장전입에 대해서도 강력한 검증을 통해 인선하겠다는 인사기준도 국회에 제시했다.

반면 야당에서는 이에 대해서도 이견을 제기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다급한 나머지 충분하게 검토하지 못하고 어떻게 해서든지 총리 인준을 넘어가기 위한 수단으로 즉흥적인 이야기를 한다면 큰 화를 부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후보자 인준에 협조키로 한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도 "문 대통령이 스스로 천명한 인사원칙을 포기한 데 대해 책임있는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인사 5대 원칙이 여전히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