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 삼성물산 합병 도와줘 정유라 승마 지원 받아"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최순실씨 © News1 임세영 기자

삼성이 최순실씨(61)의 딸 정유라씨(21)에게 수백억원대의 승마 지원을 한 이유는 최씨가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을 도와줬기 때문이라는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 등에 대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종찬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는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로부터 이 같은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최씨의 측근인 박 전 전무는 최씨의 딸 정씨의 독일 승마 훈련을 총괄했던 인물이다. 그는 2015년 최씨 모녀와 독일로 건너가 승마 지원과 관련해 삼성 측과 지속적으로 대화한 인물로도 꼽힌다.

특검에 따르면 김 전 전무는 2015년 12월7일 신라호텔에서 박 전 전무와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부문 사장(전 승마협회장)과 만나 삼성과 정씨의 관계를 계속 취재하는 기자에 대한 대응을 어떻게 할지를 두고 논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전 전무에 따르면 며칠이 지난 후 그는 압구정동의 한 카페에서 박 전 전무를 만나 '왜 삼성에서 정씨에게 이렇게 많은 돈을 지원해주느냐'는 이야기를 했다. 그는 언론에서 취재할 정도로 삼성이 정씨에게 지원을 한 건지 궁금해서 물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전무는 당시 박 전 전무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하는 데 최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통해 도움을 줬기 때문"이라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 전 전무는 최씨가 이런 이야기를 자신에게 했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김 전 전무는 "보통 이야기가 아니라서 깜짝 놀랐다"며 "박 전 전무에게 더 물어봤지만 그 이상 대답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 전 전무는 또 2015년 12월8일 박 전 전무가 자신에게 정씨와 삼성을 취재하는 언론사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한 결과를 이메일로 줬다고 증언했다.

이날 특검이 공개한 '차관보고'라는 파일에는 '현재 운영전반에 대한 문제점 등 논의', '언론사 취재 관련' 등의 항목이 있었다. 세부 내용의 해결방안에는 '취재의 빌미를 주지않기 위해 마필을 재판매한다', '삼성이 제공한 사실을 사전에 없앤다', '정보유출 막기 위해 큰 회사와 거래를 보류한다' 등이 적혔다.

김 전 전무는 '박 전 전무와 대응방안을 논의한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박 전 전무가 가지고 와서 논의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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