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서 또 성희롱 논란…"피해자는 더는 약자가 아니다"

(서울=뉴스1) 김다혜 기자 =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 전경. (한양대 제공) © News1

한달 전 성희롱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던 한양대학교 모 학과에서 또다시 성희롱 문제가 불거졌다. 피해 여학생인 해당 학과 부학생회장은 사건을 공론화하고 책임자 처벌을 위해 법적 대응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학과 부학생회장 A씨는 지난 23일 대자보를 통해 "같은 학생회 간부였던 전 집행위원장 이모씨(20)가 저를 대상으로 성적인 희롱발언, 음담패설을 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참지 못할 불쾌감이 들었다"며 "고심 끝에 부학생회장 직책에서 물러나 오롯이 하나의 사건 처리에 집중할 것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자보에는 이씨가 지난달 초 17학번 학생들과 술자리에서 "전 여자친구(A)와 B 중 누구와의 성관계가 더 좋았냐"는 질문에 "A와는 관계를 가져본 적 없지만 생각해보면 B보다는 A가 더 좋을 것 같다"고 답하는 등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담겼다.

A씨는 "양성평등센터 사건 접수는 물론이고 성희롱 고충심의위원회 요청서를 작성할 것이고 법적 대응 또한 준비 중"이라며 "용기를 내서 피해자로서 제 신분을 공개하고 이를 공론화한 이유는 성범죄의 피해자는 더이상 약자가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해당 학과 학생회는 지난 16일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이씨를 학생회 집행위원장직에서 파면 및 직무정지 조치했다. 학생회는 "이씨가 17학번 여학우들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을 방조하고 이에 가담했으며 이 사실을 본인도 인정했다"고 밝혔다.

A씨는 당시 본인이 피해 당사자인 줄 몰랐지만 이후 학생회가 구체적인 사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 발언에 대해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사건은 같은 학과에서 성희롱 문제가 불거진 뒤 불과 한달여만에 발생한 것이어서 더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지난달 13일 해당 학과 건물에는 "16학번들이 같은 과 동기와 후배의 외모를 순위로 매기고 특정 학생과 성관계를 하고 싶다는 등 음담패설을 했다"고 고발하는 취지의 익명 대자보가 붙었다. 당시 글쓴이는 "우리는 당신의 학우이지 성적희롱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지금부터라도 제발 그만하라"고 촉구했다.

한양대 관계자는 "문제가 제기된 부분에 대해 양성평등센터가 오늘부터 조사에 나섰다"며 "신속하게 원칙과 절차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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