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투자 '치킨게임'…'공산당 vs 부채' 승자는?

중국 공산당이 과연 중국 경제의 고질적인 병폐로 꼽히는 만성적인 부채 중독을 치유할 수 있을까.

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현지시간) 투자자들이 이 문제를 놓고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관론자들은 중국 공산당이 끝내 부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 중국 경제가 눈덩이 같은 부채로 결국 무너질 것이라는 게 이들의 전망이다. 중국 투자를 꺼릴 수밖에 없다.

반면 중국 공산당의 승리를 낙관하는 이들은 중국의 고수익 채권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은행주를 적극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홍콩 항셍지수 추이/그래프=블룸버그

낙관론과 비관론 사이에 낀 투자자들도 상당수다. 치킨게임의 장본인들이다. 이들은 중국의 부채 문제가 잠재적으로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도 중국의 하늘이 무너질 때는 아직 아니라고 본다. 이들은 신흥국 증시를 대표하는 MSCI신흥시장지수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7%에 이른다는 데 주목하고 중국 관련 자산에 대한 투자를 노리고 있다.


다만 치킨게임을 하는 이들은 중국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시장이 요동칠 조짐이 보이면 선제적으로 발을 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FT는 중국 경제 성장세가 상대적으로 탄탄한 데도 홍콩 증시 대표지수인 항셍지수의 변동성이 커진 게 이들의 움직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항셍지수가 2015년 고점에서 지난해 저점까지 35%가량 추락했을 때가 대표적이다. 그 사이 중국의 거시경제지표가 안정적이었는데도 홍콩증시에선 강력한 투매가 일어났다. 중국의 성장률이 2015년 6.9%에서 지난해 6.7%로 소폭 하락했을 뿐 소매나 가계소득 등과 관련한 지표는 탄탄한 모습을 보였다.

항셍지수는 지난해 저점에서 최근까지 40%가량 반등했다. 치킨게임 참가자들 사이에서 중국 경제에 대한 확신이 강해졌음을 방증한다.

FT는 최근 다시 중국 경제에 스트레스가 쌓이고 있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지난주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한 게 대표적이다. 무디스는 중국의 잠재성장률 둔화와 부채 증가세가 재정건전성을 악화할 수 있다며 중국의 신용등급을 'Aa3'에서 'A1'로 한 단계 낮췄다. 무디스가 중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건 1989년 이후 처음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에서는 최근 은행간 단기자금시장의 금리가 치솟고 기업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늘고 있다. 부동산시장도 냉각되고 있다. 자금 사정이 나빠지고 있다는 얘기다.

FT는 시장의 공감대가 다시 중국의 하늘이 무너질 것으로 보는 이들에게 유리해지기 시작했는지 모른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