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최악의 대통령"…전 일본대사 혐한서적 출간 논란

무토 마사토시 전 주한 일본대사가 쓴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좋았다'라는 책의 표지/사진=일본 아마존

일본 내 대표적 지한파(知韓派) 외교관으로 꼽혀온 무토 마사토시 전 주한 일본대사가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좋았다'란 제목의 책을 출간해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일본 고쿠출판은 지난 25일 무토 전대사의 저서를 출간했다고 홈페이지에서 공개했다. 정식 출간일은 다음달 1일이지만 이미 온·오프라인 서점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이 책에서 무토 전대사는 문재인 대통령을 "최악의 대통령"이라고 칭하면서 "내가 만났을 때 그의 머릿속에는 북한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 위기의 시기에 한국인은 친북반일(親北反日)의 문재인 대통령을 뽑고 말았다"면서 "경제정책에 어두운 포퓰리스트인 문 대통령은 선심으로 지지를 얻으려고 하겠지만 실패할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선심성 정책이 잘 작동되지 않는다면 분명 반일로 (국정기조를) 전환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그때 일본은 의연하게 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무토 전대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후 새 대통령으로 문재인을 선출해 정권교체를 한 것을 두고 "머리(이성)보다 마음(감정)으로 움직이는 한국인 특유의 좋지 않은 기질이 발현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가혹한 경쟁사회에서 보상받지 못한 불만과 울분이 에너지가 돼 박 전대통령을 몰아내고 문 대통령이 당선됐지만 긴박한 동아시아 정세나 구체적인 경제정책과는 관계없는 (국민들의) 선택이었다"며 "단순한 분노와 정권교체에 대한 충동뿐이었다"고 부연했다.

그는 또 "한국은 사회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한국인들은 직장이나 결혼에 대한 희망을 잃고 노후 전망도 그릴 수 없는 사회"라면서 "왜 (한국인들은) 그런 한국의 어려움을 걱정하면서 왜 잘못된 길로 나라를 이끌어가는 인물을 뽑아버렸나"라며 탄식하기도 했다.

무토 전대사는 지난 2월14일 일본 경제주간지 '다이아몬드'에도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좋았다: 전 주한대사가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이유'라는 동일한 제목으로 유사한 내용의 칼럼을 기고해 이미 한 차례 파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외교관으로서 12년간 한국에서 산 무토 전대사는 대표적 지한파로 꼽혀왔다. 이에 일본에서는 더욱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모양새다. 책을 출간한 고쿠출판은 지난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책을 발매하자마자 중판 출간이 결정됐다”면서 "책이 열렬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알렸다.

많은 일본인이 이 책에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책내용에 전적으로 공감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 누리꾼들은 "한국통이 한국에 대해 느낀 점을 솔직히 말한 것인데 왜 한국은 이를 혐한책이라고 분류하나"(koro****), "한국은 일류 대학을 나와 일류 기업에 들어가도 최종적으로는 모두 치킨집을 차리는 나라니까, 책의 내용이 설득력 있다"(nats****) 등 책내용에 공감하는 반응을 전하고 있다. 반면 "일본의 추악한 현실을 알면 일본인으로 태어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한국인도 많을 것"(boos****), "이렇듯 혐한에 대해 일상적으로 발언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런 책을 발간하다니 일본 최악이다. 결국 혐한서적이 팔리기 때문이지"(bobb****) 등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무토 마사토시는 2010년 8월부터 2년여간 주한 일본대사를 지내는 등 한국에서 외교관으로 12년간 근무한 대표적인 한국통이다. 2012년 8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했을 때 일본 정부가 소환 조치해 12일 만에 귀임한 바 있다.

무토 마사토시 전 주한 일본대사 /사진=머니투데이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