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부 장관 후보자에 "놀람·우려" vs "예산통·기대" 교차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더불어민주당 경기 고양정 의원) @머니투데이 DB.

주택·건설·교통정책을 관장하는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 장관 후보자에 김현미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 지명된 데 대해 국토부 내부에선 의외라는 반응과 함께 기대감을 내보였다.


그러나 부동산업계와 시장에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앞서 내정된 김수현 사회수석과 합을 맞춰 문재인정부의 부동산정책을 안정적으로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가 있는 반면 주택·건설 등 분야 경험이 부족해 조직을 장악하고 시장과 교감할 수 있을지 의문을 표하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김 후보자 지명으로 문재인정부의 주거안정·주거복지정책이 힘을 받을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30일 문재인 대통령이 국토부 장관 후보자로 김 의원을 지명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경기 고양정을 지역구로 둔 3선 의원으로 노무현정부에서 첫 여성 정무비서관을 지낸 데 이어 20대 국회 들어 첫 여성 국회 예결위원장으로 활동했다.

국토부 수장으로도 여성은 최초다. 건설·부동산업계에선 의원 출신으로 정무감각이 뛰어나고 정부와 정치권간 조율 능력을 갖춘 김 후보자에 대해 기대를 표하면서도 ‘의외’라는 반응을 감추지 않았다.
국회에서 주로 기획재정위원회, 정무위원회에서 활약해 국토교통위원회 활동 경력이 없고 관련 경험도 부재한 탓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대보다는 우려가 큰 게 사실”이라며 “강호인 전 장관 역시 건설·부동산에 대해 잘 모르지만 관료 출신이어서 조직 장악력은 있었는데 김 후보자는 행정 경험도 없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도 “김 후보자가 부동산 전문가인 청와대 사회수석을 상대로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막을 건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시장이 중요한 시점에 와있는데 현안 파악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면 안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반면 김 후보자 특유의 강단과 폭넓은 경험이 오히려 국토부 정책 추진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긍정적 시각도 있다.

업계의 한 연구원은 “국토부 사업은 예산이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김 후보자는 예산 검토와 집행에 깊이 있는 경험을 갖고 있다”며 “새 정부 공약을 추진하는 데도 예산이 뒷받침되는 게 핵심이어서 ‘파격’인 동시에 적절한 인사”라고 평가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장전문가도 “새 정부정책이 4대강 같은 개발사업에 방점을 찍었다면 몰라도 주거복지 쪽이라면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김 후보자의 강단 있는 추진력이 빛을 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토부 내부에서도 의외라는 반응과 함께 기대감도 컸다. 국토부 관계자는 “여성 장관은 처음”이라며 “새로운 분위기를 몰고 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예결위원장을 지내는 등의 경력에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이 관계자는 “국토부가 워낙 타 부처와의 갈등이 많고 예산문제 등 예민한 부분이 많다”며 “김 후보자가 타 부처와의 협의와 정무적인 부분을 잘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했다.

김 후보자의 과거 주택정책 관련 법안발의 활동 등에 대해선 업계와 시장 이해관계에 따라 반응이 엇갈렸다.

김 후보자는 지난해 8월 3가구 이상 주택 소유자의 임대사업자 등록을 의무화하는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민홍철 의원 등과 공동발의했다. 임대사업자에게 소득세, 법인세를 감면해주는 대신 민간 임대시장을 양성화하는 전략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기도 한 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청구원, 임대주택 등록제 도입 등도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김 후보자는 2013년 민주당 전월세 대책 TF(태스크포스)팀에 참여해 관련 제도의 확대 시행을 주장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공약에 시행하겠다고 공언한 제도들이기 때문에 언제, 얼마나 부작용을 최소화해가며 현실화할 것인지가 관건”이라며 “일정 부분 규제 강화 기조는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시장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과거 정부의 정책이 시장의 저항으로 부작용을 초래한 경우가 많았는데 과거 부작용 사례를 고려하지 않으면 새 정부의 정책도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시장 현실에 맞는 정책인지에 대한 고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