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BC 60%P 급락한 보험사, 6월부터 규제 더 강화된다

오는 2021년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능력을 평가하는 RBC(보험금지급여력비율) 규제가 대폭 강화된다. 보험사들은 보험 부채의 듀레이션(잔존만기)을 최장 30년까지 확대해야 하고 최저보증이 붙은 변액보험에 대한 요구자본도 크게 늘어난다.


다만 보험사가 받을 충격이 큰 만큼 부채 듀레이션 확대는 당초 예고했던 6월이 아닌 12월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변액보험 최저보증도 파생상품으로 헷지한 경우는 예외를 두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보험사 재무건전성 제고를 위한 RBC제도 개선 방안을 6월부터 시행한다고 30일 밝혔다.

보험사 RBC는 생명보험사 기준으로 지난해 말 240.6%를 기록, 전분기(9월말) 대비 무려 59.9%포인트 하락했다. 이런 가운데 추가적으로 RBC 규제가 강화돼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강화된 RBC에 따라 보험부채 듀레이션은 현행 최장 20년에서 올 연말 25년, 내년 12월 30년으로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보험사들은 종신보험 같이 만기가 수십년인 장기 상품을 팔고도 회계상으로는 최장 20년으로 반영해 왔으나 보험 부채를 시가평가하는 IFRS17이 도입되면 상품의 실제 만기에 가깝게 반영해야 한다.


부채 듀레이션이 확대되면 자산 듀레이션과의 격차가 벌어져 보험사는 그만큼 금리 변동에 취약해진다. 이로 인해 금리위험액이 불어나면 RBC가 떨어진다. 보험사는 부채 듀레이션 확대에 대비해 자산 듀레이션도 늘리기 위해 지난해부터 해외 장기 회사채를 집중적으로 매수해 왔다.

금감원은 보험사 부담이 갑자기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감안, 당초 6월 시행이었던 부채 듀레이션 확대를 올 연말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부채 듀레이션 확대가 RBC에 유리한 일부 외국계 보험사는 6월부터 한꺼번에 확대해도 된다.

최저보증을 해 주는 변액보험을 많이 판 보험사는 RBC가 하락한다. 변액보험은 투자한 주식이나 채권에서 손실이 나도 10년이 지나면 원금을 보장하거나 일정 수준의 사망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 이 같은 최저보증의 위험을 보험사가 떠안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이런 위험을 RBC에 반영해야 한다.

금감원은 최저보증 위험액을 올해는 요구자본 증가액의 35%만 반영하고 2018년과 2018년에 각각 70%, 100%로 단계적으로 반영해 도입 충격을 줄이기로 했다. 아울러 변액보증 준비금을 파생상품으로 헷지한 경우 변액보증 위험액 산출시 리스크 감소 효과를 인정해 주기로 했다.

이 밖에도 공시이율이 최저보증 이율 밑으로 떨어진 금리연동형 보험상품의 리스크도 RBC에 정밀하게 반영해야 한다. 2019년에 50%를, 2020년에는 100%를 반영해 계산해야 한다. 원리금을 보장하는 퇴직연금 상품에 대한 신용·시장 리스크도 새롭게 넣어 RBC를 계산한다.

새로운 RBC 도입 충격이 큰 만큼 업계 의견도 반영했다. 금감원은 해외 간접자본(SOC) 투자의 경우 정부가 보증하는 국내 SOC처럼 투자 위험도가 낮다고 보고 위험계수를 일반금융 대비 50%로 낮게 적용하기로 했다. 신재생에너지사업도 수익성과 안정성이 보장되면 위험계수를 50% 수준으로 적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