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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 개발자, 50대 중반에 재창업 나서다

머니투데이 조성은 기자 |입력 : 2017.06.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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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루빈(Andy Rubin)/사진제공=플레이그라운드(Playground) 웹사이트
앤디 루빈(Andy Rubin)/사진제공=플레이그라운드(Playground) 웹사이트
지난달 30일 한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54세의 늦은 나이에 스마트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어 화제가 됐다.

그 주인공은 '앤디 루빈(Andy Rubin)',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점유율 1위인 안드로이드를 만든 개발자다.

안드로이드는 로봇매니아였던 루빈의 어린시절 별명으로 그는 자신이 개발한 OS 이름을 자신의 별명을 본따 지었다. 2008년까지 루빈이 사용하던 개인 웹사이트 주소도 안드로이드닷컴(Android.com)이었다.

루빈은 이날 '에센셜 폰(Essential phone) PH-1'라고 명명한 새로운 스마트폰을 소개하면서 "요즘 스마트폰에서는 혁신을 찾을 수 없다. 혁신을 방해하는 대량생산과 대량판매의 단점을 줄이고 복잡한 디자인 과정을 단순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 아무리 안드로이드 개발자라 하더라도 애플의 아이폰(iPhone)과 삼성전자의 갤럭시S(Galaxy S)로 양분화돼 있는 지금의 스마트폰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는 건 분명 무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루빈의 나이는 이미 50대 중반으로 업계에서 은퇴할 나이가 아닌가.

사실 그가 개발한 안드로이드는 10년 만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마트폰 OS가 됐고 안드로이드를 상징하는 작고 귀여운 녹색 로봇은 애플의 사과 로고에 필적할 만큼 최고의 브랜드로 자리매김했지만, 막상 아이폰을 만든 스티브 잡스(Steve Jobs)와 달리 그의 이름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1986년 광학렌즈 제조업체 칼 자이스(Carl Zeiss)에서 로봇 엔지니어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루빈은 이후 1989년엔 애플로 이직해 엔지니어로 일했다.

그러다 2003년에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개발했고 이듬해인 2004년 스타트업 안드로이드 회사를 설립했다. 그리고 창업한지 2년 만에 회사를 5000만 달러에 구글에 매각했다.

당시 구글의 공동 창업자 래리 페이지(Larry Page)는 루빈의 안드로이드 회사를 인수하면서 "안드로이드야말로 구글이 찾던 완벽한 모바일 플랫폼"이라며 극찬했다.

이후 루빈은 구글에 합류에 모바일 및 디지털 콘텐츠 담당 선임 부사장으로 제품 개발을 주도했다.

하지만 8년 후인 2014년 루빈은 구글에서 뛰쳐나왔다. 그리고 2017년 1월 하드웨어 제조업체 '에센셜 프로덕츠'(Essential Products)를 설립했다.

대체 왜 루빈은 50이 훌쩍 넘은 나이에 안정적인 자리를 박차고 나왔을까?

구글은 안드로이드로 모바일 플랫폼 시장을 제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예상 외로 그 성과는 지지부진했다. 기대했던 만큼의 수익을 낼 수 있는 구글만의 생태계를 만드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안드로이드 OS는 스마트폰 제조사, 특히 삼성전자의 매출 증대에 어마어마한 기여를 했다. 한마디로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챙기는 격이었다.

삼성은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으로 애플과 더불어 스마트폰 시장의 절대강자가 됐지만 정작 안드로이드를 만들어낸 구글의 존재감과 영향력은 희미해져 버렸다.

게다가 특허기술의 상당 부분을 소유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안드로이드 OS 이용료를 챙기면서 구글보다 더 많은 돈을 벌어들였다.

사실 루빈의 야심작인 안드로이드는 그 시작부터가 순탄치 않았다. 2007년 11월 안드로이드 OS가 세상에 공개됐을 때 애플의 잡스는 "안드로이드는 애플의 소프트웨어와 유사하다"며 안드로이드가 자신의 운영체제를 베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루빈은 안드로이드 표절 의혹으로 아이폰과 관련된 각종 소송에 휘말렸고 이로 인해 애플과 루빈은 지금까지도 불편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그러던 루빈이 50대 중반의 나이에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자신의 스마트폰을 들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눈여겨 볼 점은 루빈이 공개한 스마트폰의 마케팅 전략이 혁신과 디자인을 중시했던 애플의 초기 전략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늦은 나이에 용감하게 재창업을 감행한 루빈이 눈 앞에 놓인 산들을 어떻게 넘을 지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모양새다.

사실 루빈이 에센셜폰을 세상에 내놓기까지의 과정도 결코 순조롭지는 않았다. 에센셜폰 출시를 두 달 앞두고 거액의 투자 유치건이 불발되기도 했고, 출시 후에는 상표권 침해 논란도 제기됐다.

로봇매니아에서 안드로이드 OS 개발자로, 이제 나이 50 중반에 스마트폰 제조회사 CEO로 산전수전 겪고 있는 그의 모습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장해 가는 여느 창업가와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7년 6월 16일 (19:0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조성은
조성은 luxuryshine7@mt.co.kr

제일 잘 익은 복숭아는 제일 높은 가지에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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