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 눈물·이보영 낭송까지…'뭉클' 현충일 추념식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각 정당 대표 등이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거행된 제62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참배를 마친 후 현충탑을 나서고 있다./사진=뉴시스

제62회 현충일 추념식이 6일 국립서울현충원을 비롯한 전국에서 거행됐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처음 맞는 현충일 추념식에서는 문 대통령이 국가 유공자 자녀를 직접 맞이하고 김정숙 영부인이 눈물을 흘리는 등 가슴뭉클한 장면이 연출됐다. 배우 이보영의 추모헌시 낭독, 소리꾼 장사익의 공연 등으로 대중의 관심 역시 어느 때 보다 높았다.


이날 국가보훈처 주관 아래 '나라를 위한 희생과 헌신, 강한 안보로 보답하겠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열린 서울현충원 추념식에는 문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주요 인사, 6·25 참전용사, 순직 경찰·소방공무원 유족 등 1만여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추념사에서 "애국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모든 것으로, 국가를 위해 헌신한 한분 한분이 바로 대한민국"이라며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공헌하신 분들께서 바로 그 애국으로 대한민국을 통합하는 데 앞장서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제62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추념사를 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사진=뉴스1

문 대통령은 추념사에 이어 17세 나이에 6·25 전쟁에 참전한 이태윤(85) 씨를 비롯한 5명에게 국가유공자 증서를 수여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대통령 명의 국가유공자 증서를 수여한 것은 처음이다.

이날 국가유공자 증서를 받은 6·25 참전용사 박용규(88)씨의 아들 박종철씨는 목숨을 걸고 젊음을 바쳐 나라를 지켜낸 아버지와 모든 참전용사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담은 편지를 낭독했다.

6일 현충일 추념식에서 추모 편지글 낭독을 경청하며 눈물을 보이고 있는 김정숙 여사./사진=JTBC 생중계 캡쳐

편지 낭독에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때때로 눈을 감으며 경청했고 김 여사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편지 낭독이 끝나자 문 대통령은 자리에서 갑자기 걸어나와 무대로 올라간 뒤 거동이 편치않은 박용규씨 손을 잡고 부축하며 함께 무대에서 내려왔다. 좌중에서 박수가 터져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2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국가유공자 박용규씨(가운데)를 부축해 자리로 안내하고 있다./사진=뉴스1

문 대통령은 지난 5·18민주화운동 기념일 때도 5·18 당시 사망한 김재평씨의 딸 소형씨의 편지를 읽고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소형씨를 안아줬던 바 있다.


이어진 추념 공연에서는 장사익이 '모란이 피기까지'를 부르며 구슬프고 힘있는 울림으로 감동을 선사했다.

배우 이보영은 검은색 원피스를 입고 등장해 2007년 보훈문예물 공모전 수상작인 유연숙 작가의 추모 헌시 '넋은 별이 되고'를 낭송했다.

이보영은 "모른 척 돌아서가면 가시밭길 걷지 않아도 되었으련만 당신은 어찌하여 푸른 목숨 잘라내는 그 길을 택하셨습니까"라며 담담하게 시를 읊어 내려갔다.

제62회 현충일 추념식에 추모시를 낭독하고 있는 배우 이보영/사진=뉴스1

국방부 군악대 연주에 맞춰 뮤지컬 배우 카이와 정선아, 연합 합창단은 '조국을 위하여'를 불렀다. '조국을 위하여'는 2009년 유해가 발굴된 6·25 전사자 강태조 일병이 남긴 이별가로 만든 곡이다.

현충일 추념식은 대중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인기 연예인들이 참여해왔다. 지난해 제61회 현충일 추념식에서는 배우 이서진이 추모헌시를 낭송했고 가수 거미가 합창단과 함께 '우리는 그대들을 기억합니다'라는 추모곡을 불렀다. 군 복무 중인 이승기는 특전사 군복 차림으로 무대에 올라 다른 4명의 군인과 함께 애국가를 제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