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콘텐츠, ICT부처에 일임해야 성장"

빠르게 성장하는 디지털콘텐츠 산업을 제대로 육성하려면 이를 담당하는 정부부처를 단일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주요 국가들이 디지털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안 한국은 오히려 대표산업인 게임이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등 디지털콘텐츠 분야에서 퇴보해왔는 지적이다.


변재일·이상민·김병관·문미옥 의원(이하 더불어민주당)이 국내 디지털콘텐츠 관련 13개 단체와 함께 8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새 정부에 바라는 ICT 융합콘텐츠 육성 전략 토론회’에선 이같은 의견이 제시됐다.

2015년 국내 디지털콘텐츠 산업 규모는 40조원으로, 100조원 규모인 전체 콘텐츠 산업 시장의 40%에 달한다. 특히 2012년 이후 연평균 15% 이상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전체 콘텐츠 시장 성장률 4.5%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국내 디지털콘텐츠 기업 4만4700개 가운데 5년 내 창업한 신생기업이 34.8%에 달할 정도로 신규창업 및 일자리 창출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 차원의 지원 효율성이 떨어지고 엇박자 규제정책으로 인해 국내 디지털콘텐츠의 성장이 더뎌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김정수 명지대 교수는 “한국의 대표 디지털콘텐츠 산업인 게임은 2013년 이후 종사자가 계속 감소하고, 성장률도 크게 떨어졌다”며 “정부의 예산 정책도 서비스나 플랫폼에 대한 지원전략이 부족해 융합혁신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디지털콘텐츠 정책이 미래창조과학부와 문화체육관광부로 이원화되면서 산업 육성의 효율적 추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을 맞아 ICT 총괄부서가 디지털콘텐츠 산업을 전담하고, 문화예술 전담부처는 순수 문화콘텐츠 발굴 및 지원에 집중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미연 KT 상무 역시 “과거 핀테크, 게임 산업 등 주요 디지털 산업이 각 전담 부처의 규제로 주도권을 놓친 전례가 있다”며 “부처 간 기술 기획·관리를 협의할 수 있는 전담부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상무는 “C(콘텐츠)P(플랫폼)N(네트워크)D(디바이스) 가치사슬 생태계 기반에서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융합형 인재육성이 시급하다”며 “과거 인터넷·스마트폰이 3차 산업혁명을 주도했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인공인 IoT·빅데이터·AI·VR 등 핵심 기술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육성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진행된 토론회에서는 디지털콘텐츠 단체와 학계, 업계 인사들이 대거 나서 정책제안을 이어갔다. 이 자리에서는 융합콘텐츠산업과 콘텐츠서비스 경쟁력을 키우려면 ICT 성장기반 조성 및 진흥 중심으로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토론자들은 한때 세계 최고 수준이었던 게임 산업의 재도약과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ICT 융합콘텐츠 육성을 위해 CPND 생태계 기반의 육성 전략을 마련이 필요하다는데 뜻을 같이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우원식 더민주 원내대표는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 설치 및 Smart KOREA 구현을 위한 민관 협업체계 구축 등으로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기 위해 정부와 당이 함께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석제범 미래창조과학부 실장 역시 “선도적인 융합생태계를 조성하려면 CPND 생태계 차원에서 핵심콘텐츠와 기술을 확보하고 전문기업 육성을 위한 종합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며 “미래부는 지속 투자와 함께 규제 혁신으로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변재일 의원은 “국회도 ICT 중소벤처기업과 스타트업의 연구개발 지원을 강화하고 기업들의 혁신제품 개발을 도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