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의회수장 “北 미사일도발 유감” 강하게 비판

8일 오전 일본 도쿄 중의원 의장접견실에서 오오시마 일본 중의원 의장과 의원들을 만난 정세균 국회의장. /사진=정진우 기자

정세균 국회의장이 일본 의회 수장들을 만나 한·일 관계 정상화에 나섰다. 두 나라 의회 수장들은 북핵 문제 등 동북아 평화를 위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도발에 대해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정 의장은 8일 오전 일본 도쿄 중의원 의장접견실에서 오오시마 일본 중의원 의장과 의원들을 만나 “두 나라간 문제가 있을때마다 의원들이 교류하면서 문제를 푸는 데 많은 역할을 했다”며 “새로운 한일 관계 만드는데 두 나라 의회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지난 4년간 한일 관계가 퇴보했다”며 “반성을 하고 있고, 앞으로 미래지향적 성숙한 동반자 관계를 만들고자 한다”고 했다. 이어 “북한이 오늘도 미사일 발사했는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북한문제 대처에 있어선 일본과 유엔 등 국제사회의 공조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정 의장은 “두 나라 관계에 있어 정부 역할이 한계가 있다는 것 절감한다”며 “민간파트는 마음대로 못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인내심을 갖고 정치인들이 국민과 함께 장기적으로 노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구체적 사안을 거론하며 두 나라 관계 정상화를 주문했다. 그는 “지난해 5월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 증오나 혐오 발언) 억제법 입법과, 조선인 BC급 전범 위로금 입법 등이 안된 것으로 안다”며 “일각에서 재추진 움직임이 있는데 제대로 진행되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한일어업협정도 답보 상태인데, 조속한 타결을 위해 힘써달라”고 했다.


정 의장은 또 일본 관광객 유치와 한국 젊은이들의 일본 진출에 관심을 당부했다. 정 의장은 “일본으로 가는 한국 관광객은 연간 500만명이 넘는데, 일본은 230만명에 그치고 있다”며 “일본 관광객들이 한국을 많이 찾을 수 있게 힘써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일본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유능한 젊은이들이 많이 필요한 것으로 안다”며 “한국의 훈련된 청년 인력들이 일본에 진출할 수 있도록 비자 문제 등을 제도화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오오시마 의장은 이에 대해 “한일 미래관계가 새롭게 시작했다”며 “우리의 생각은 하나다. 전략적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북한 문제 대응과 동북아 지역 평화 안정이 필요하다”며 “아시아 지역 문제에서 한국과 일본 관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안에 대해서도 “한일어업협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정부에 전하고, 관광객 문제도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역사문제는 어려운 문제지만 인내심 갖고 장기적으로 노력해야한다는 정 의장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필요하면 한중일 의장단 회담도 열어야한다”고 설명했다.

정 의장은 오오시마 의장 면담 직후 다테 참의원 의장 및 의원들과도 만났다. 정 의장은 “한반도 비핵화는 한국과 일본의 공통과제다”며 “긴밀히 협력해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정상회담이 한동안 중단됐는데, 조기에 정상회담 개최를 희망한다”며 “두 나라간 셔틀외교도 복원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다테 의장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아베 총리와 2차례에 걸쳐 전화통화가 있었는데, 두 나라 정상간 소통이 활발하다”며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리더십으로 두 나라 관계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다테 의장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북한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에 미사일을 떨어뜨리는 도발을 멈추지 않고 있는데, 명백한 유엔 안보리 위반일뿐 아니라 국제사회에 위협을 가하는 일”이라며 “참의원 차원에서 규탄을 결의했고, 국제사회와 단호히 대처할 것이다”고 했다.

한편 두 나라 의회는 오는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한일 의원간 친선 축구대회’를 열기로 했다. 오오시마 의장이 “일본 의원들이 친선 축구대회에서 계속 지고 있는데, 이번엔 꼭 이기고 싶다”고 말하자 정 의장은 “일본이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며 “내가 선수로 뛰면 일본이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