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치적 불확실성 고조… FRB 금리인상 '딜레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BBNews=뉴스1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통화긴축을 본격화했지만 정치적 불확실성 탓에 곧 딜레마에 빠질 것이라는 경고가 제기됐다.

10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에 따르면 월가의 저명 이코노미스트인 다이앤 스원크 DS이코노믹스 CEO(최고경영자)는 전날 '트레이딩 네이션' 프로그램에 나와 미국 경제에 대해 "최근 강력했던 적은 없지만 잠재성장률엔 근접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경제가 일단 성장하면 지원이 필요없다며 FRB가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고 금리인상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FRB는 오는 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게 확실해 보인다. CME그룹에 따르면 이날 현재 미국 금리선물시장에선 FRB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99.6%로 관측했다. FRB가 예상대로 금리를 올리면 올 들어 2번째, 금융위기 이후 4번째가 된다.

스원크는 그러나 FRB의 이번 금리인상이 당분간 마지막 행보로 남을 수 있다고 봤다. FRB는 올해 금리를 3차례 인상한다는 방침으로 지난 3월에 이어 6월, 9월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스원크는 정치적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성장세 둔화로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논의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하원의 공화당 지도부는 백악관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8월 휴회 전에 연방정부의 채무한도를 높이는 데 소극적인 입장이다.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연방정부의 채무가 한도에 이른 뒤에야 채무한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연방정부의 채무가 한계에 도달하는 것은 미국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의미한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012년 8월 미국 정치권이 채무한도 증액을 놓고 갈등을 빚으며 디폴트 우려를 키우자 미국의 최고 신용등급(AAA)을 박탈한 바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최고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의 신용등급이 떨어지자 심하게 요동쳤다.

스원크는 "많은 이들이 채무한도를 둘러싼 끝장대결을 거론한다"며 "우리는 이미 이 길을 가봤지만 교훈을 얻은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스원크는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성장 공약도 연내에 실현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의 정책이 즉각적인 부양효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가 꺾이게 됐다는 것이다. 스원크는 8월 휴회 전에 세제개혁, 기반시설 투자, 규제 완화 등 트럼프의 공약이 입법화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는 "대기업을 비롯해 많은 고객이 있는데 이들이 상당한 현금을 옆에 쌓아두고 있다"며 모두들 정치적 불확실성에 놀라 어찌할 줄 모른 채 멈춰 서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