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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찾아 삼만리"…모바일시대 서러운 '금융뚜벅이'

보안·분실 우려, 복잡한 사용법에 이용꺼려…"어디서 돈찾나" 은행지점·기기 줄어 불편 호소

머니투데이 모락팀 남궁민 기자 |입력 : 2017.06.1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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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사진=뉴스1

#며칠전 친구들과 저녁식사를 한 대학생 A씨는 수저를 놓자마자 근처 ATM(현금자동입출금기)을 찾아 뛰어갔다. 밥값을 나눠내기로 했는데 현금이 없었던 것. A씨가 돈을 찾고 온 사이 친구들은 밥값을 결제한 친구에게 여유롭게 스마트폰으로 돈을 보냈고, A씨는 "아직도 은행가냐"라는 핀잔을 들었다.

모바일뱅킹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이용자들이 기존 은행거래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1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모바일뱅킹 일평균 이용건수는 5290만건으로 전체 인터넷뱅킹 거래 가운데 60.5%를 차지했다. 하루 평균 3조1206억원이 모바일뱅킹을 통해 거래되고 있다. 스마트폰이 기존 은행 점포를 밀어내는 가운데 여전히 많은 이용자들은 보안이나 과소비 등을 우려해 모바일뱅킹을 쓰지 않고 있다.

◇"해킹 걱정되고 사용법도 복잡해"…모바일뱅킹 '포기'

모바일뱅킹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보안 문제다. 2016년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개인정보 유출 우려'(72.5%. 복수응답 가능), '안전장치 불신'(70.7%), '실수로 인한 손실 우려'(69.0%) 등이 모바일뱅킹을 하지 않은 주요 이유로 꼽혔다.
/자료=한국은행 '2016년 국내 인터넷뱅킹서비스 이용현황'
/자료=한국은행 '2016년 국내 인터넷뱅킹서비스 이용현황'
직장인 김모씨(25)는 "하루가 멀다하고 금융권 해킹 소식이 들려 모바일뱅킹은 믿을 수가 없다"라며 "특히 스미싱(SMS를 통해 상대의 금융·개인정보를 빼가는 행위) 문자도 자주 오기 때문에 언제 당할지 몰라 불안해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직장인 윤모씨(26)는 "모바일뱅킹을 쓰면 스마트폰에 모든 정보가 기록되지 않냐"라며 "휴대폰을 자주 잃어버리기 때문에 모바일뱅킹을 사용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60대 한모씨(67)는 "요즘은 자식들이 스미싱, 보이스피싱을 조심하라고 자주 연락한다"며 "혹시 실수해서 사기를 당할까 걱정돼 아예 스마트폰 소액결제, 모바일뱅킹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복잡한 사용법을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특히 60대 이상 고령층에게 모바일뱅킹은 '그림에 떡'이다. 최모씨(64)는 "간단한 계좌조회 정도를 하려고 모바일뱅킹을 시도해봤지만 너무 복잡해 포기했다"며 "공인인증서 같은 보안절차는 자식들이 도와줘도 사용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60대 이상 모바일뱅킹 미이용자의 약 67%는 '인터넷 사용 미숙'을 모바일뱅킹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로 꼽는다.

◇손쉬운 결제에 과소비 우려…줄어드는 은행점포에 불편 토로

인터넷 이용에 익숙한 20대 중에도 모바일뱅킹 미이용자는 상당수다. 대학생 한모씨(24)는 "소득이 없는 대학생이라서 평소 금융거래를 할 일이 많지 않다"며 "별로 쓸 일도 없는데, 굳이 복잡한 모바일뱅킹을 할 필요를 못느낀다"고 말했다.

과소비를 우려하는 경우도 있다. 대학생 정모씨(23)는 "간편결제가 많이 확산돼 1분이면 인터넷 쇼핑 결제가 끝나는 경우도 있다"며 "지문인증 한번이면 결제가 되다보니 쉽게 충동구매하는 경우가 많아 아예 모바일뱅킹 사용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은행 자동화 기기 대수 추이
은행 자동화 기기 대수 추이
/6대 시중은행(국민, 신한, 우리, 하나, 농협, 기업) 점포 수 추이
/6대 시중은행(국민, 신한, 우리, 하나, 농협, 기업) 점포 수 추이
최근 은행 점포가 줄어들면서 모바일뱅킹을 쓰지 않는 '금융 뚜벅이'들은 불편함을 토로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은행 점포와 은행 자동화기기를 빠르게 줄여나가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3년 5만5513대에 달했던 은행 자동화기기는 2016년 4만8500대로 감소했다. 6대 시중은행 점포수는 2013년 4653곳에서 2017년 1분기 기준 4074곳으로 줄었다.

주로 지점거래와 ATM을 이용하는 회사원 최모씨(37)는 "동네 주거래 은행 지점이 사라져 아예 다른 은행으로 계좌를 옮겼다"며 "모바일뱅킹을 쓰지 않는 이들을 위해서라도 은행들이 최소한의 ATM, 점포는 유지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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