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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용자 취향'에 반응하는 도서관의 새로운 시도

기고 머니투데이 박주환 국립중앙도서관장 |입력 : 2017.06.14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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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환 국립중앙도서관장
박주환 국립중앙도서관장
도서관의 새로운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이용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하고 있고 그와 연결된 정보서비스 환경도 급격하게 달라지고 있어서다. 도서관의 새로운 시도는 ‘도서관의 정체성과 사회적 가치’에 대한 질문에 하나의 응답으로 보아도 좋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도서관의 가치는 누가 무엇을 기준으로 정하는 것일까. 도서관의 가치기준은 이용자에게 있고 그들의 눈높이에서 측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도서관은 필요로 하는 모든 이에게 열려있는 ‘공공성’과 그들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전문성’을 핵심요소로 하기 때문이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삼성동 별마당도서관에 다녀왔다. 장식성 강한 웅장한 서가가 놓인 공간 사이사이에 앉아 책을 읽는 사람들, 그 사이를 피아노 선율이 은은하게 퍼지는 풍경은 기존의 도서관과는 사뭇 달라 신선하기도 했지만 ‘도서관’이라기보다는 ‘북카페’에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어 아쉬웠다.

별마당도서관은 일본의 다케오시립도서관을 모델을 삼았다고 한다. 다케오시립도서관은 도서관에 사람들이 기꺼이 찾아올 수 있는 이유를 제공하려 애썼고 그 결과 운영적자를 극복하고, 지역의 관광명소가 되었다. 그래서 일본의 지자체 도서관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하지만 공공도서관의 성공 여부를 ‘흥행’만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편협적일 수 있다. 도서관의 가치는 도서관 자체의 정체성으로도 측정되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기업에서 브랜드 마케팅과 사회공헌의 목적으로 연 도서관은 그에 합당한 모습을 갖춰야 할 것이고 공공도서관은 그 공공성에 맞는 도서관 서비스를 제공하고 전문도서관은 폭은 좁아도 깊이가 있는 서비스를 해야 마땅하다. 다케오시립도서관을 공공도서관의 성공사례로 바라보는 시각에 좀 더 신중해야 한다는 국내외 일각의 주장도 그런 관점에서 타당하다 할 수 있다.

공공도서관은 모든 사람에게 자유롭게 개방되어야 하고 세대, 직업, 성별을 뛰어넘어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사서를 통해 체계적으로 정리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이런 공공도서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도서관 운영의 중추인 사서의 전문성 역시 공공성과 함께 구비돼야 할 부분이다.

현재 도서관계에서는 다양한 이용자의 요구와 빠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의 하나로 문화체육관광부의 특화도서관 육성사업이 있다. 클래식에서 생태환경까지 다양한 특색도서관을 선정해 지원하기 시작했다.

국립중앙도서관 역시 다양한 이용행태와 서비스 수요에 발맞춰 새로운 서비스와 공간구성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런 변화의 신호탄으로 지난해 라키비움(Larchiveum) 형태의 문학실을 열었다. 이용자들은 이 공간에서 독서뿐만 아니라 문화와 고급정보를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다.

현재 전시 중인 이광수의 ‘무정백년’ 전에서는 소설 내용뿐 아니라 쉽게 들을 수 없었던 책 표지 디자인에 담긴 의미와 판권 이야기, 저자의 세계관과 당시의 시대상까지 작품과 연관된 깊고 광활한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이 전시는 도서관 직원들이 직접 기획, 운영하고 있으며 이용자의 높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사서의 전문성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서가의 물리적 공간 구성과 달리 자료의 체계적 구성 및 안내는 사서의 축적된 경험과 전문성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이다.

정보 과잉의 시대에 사서는 정보의 큐레이션을 통해 맞춤형의 전문적인 정보를 이용자에게 제공할 의무를 지니고, 이용자는 전문 사서의 도움으로 자신에게 필요한 새로운 지식을 습득할 기회를 가질 권리가 있는 것이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상에 별마당도서관과 연관된 단어 대부분은 ‘멋짐’이었다. 이색공간으로 꾸며진 다양한 도서관의 출현으로 도서관을 고루한 곳이 아니라 세련되고 멋진 곳으로 인식하는 건 고무적인 일이다. 아름다운 건축물 상을 수상한 국립세종도서관을 비롯하여 최근 우리나라 도서관 건축은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개관한 지 오래된 공공도서관들은 이용자의 높아진 기대수준을 충족하기에는 부족함이 많을 수밖에 없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이들 공공도서관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이용자들의 발길을 공공도서관으로 돌려야 할 것이다. 편하고 멋진 공간을 갖추고 지역 특색과 다양한 이용자의 취향에 부응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도서관은 국민과 더욱 가까운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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