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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식탁물가'…소비자물가와 괴리 2010년 이후 최대치

[소프트 랜딩]가계 엥겔계수 2016년 1.1%p 상승…엥겔계수 높은 저소득층 생계난 우려

머니투데이 최성근 이코노미스트 |입력 : 2017.06.2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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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복잡한 경제 이슈에 대해 단순한 해법을 모색해 봅니다.
치솟는 '식탁물가'…소비자물가와 괴리 2010년 이후 최대치
지난해까지 국내 경제는 소위 '저물가 시대'라는 표현이 자주 쓰였다. 심지어 물가가 너무 낮아 경기 회복이 어렵다는 경기 진단도 심심치 않게 나돌았다.

그러나 이러한 저물가는 종합적인 지표에만 해당될 뿐이지, 서민 생계와 직결된 소위 '식탁물가'는 이미 고물가 시대로 접어들었다.

실제로 지난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에 불과했지만, 신선식품의 경우엔 6.5%나 올랐고, 농수축산물도 3.8% 올랐다. 최근에도 지난 5월 전체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2.0% 오른 반면 신선식품은 5.6%나 올랐고 농축수산물 가격도 6.2%나 상승해 전체 소비자물가와 식탁물가의 괴리는 컸다.

통계청 품목별 물가 자료를 살펴보면 2010년은 전체 소비자물가와 식탁물가의 괴리가 2000년대 들어 가장 컸다. 이후 식탁물가는 점차 낮아져 2013년과 2014년에는 식탁물가가 소비자물가에 비해 낮았다. 그러나 2015년부터 식탁물가가 소비자물가를 추월했고, 지난해와 올해엔 그 괴리가 201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에서는 저물가라고 하지만 실제 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한없이 높고 실제로 시장이나 마트에 가보면 10만원으로는 정말 살만한 물건이 몇 개 없는 실정이다.

지난 겨울 창궐한 조류독감(AI)으로 산란계를 포함한 닭들의 대량 살처분 사태에 따른 '계란 파동'이 일었다. 30개 구 1판에 1만원을 호가했고, 심지어 마트에서는 물량 부족으로 1인당 구매 개수를 제한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런데 겨우 잦아들었던 AI가 최근 재확산되면서 하락세였던 계란값이 다시 30개 1판에 8~9천원대를 호가하고 있고, 산지 닭고기 가격마저 들썩이고 있다.

심지어 서민들의 대표적인 외식 거리인 치킨 가격도 너무 올라 서민들은 치킨 1마리 시켜먹을 때도 지갑 걱정을 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실제로 최근 BBQ가 1마리에 2만원 대로 가격을 인상했다가 다시 철회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대표적인 서민 음식 재료인 오징어는 수온 상승에 따른 어획량 감소, 중국 어선들의 싹쓸이 조업 등으로 오징어 가격(5월 기준)이 전년대비 70% 가까이 급등하면서 소위 '금징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여기에 봄 가뭄이 장기화되면서 양파 도매가격은 1년 전보다 무려 50%나 높아졌고, 수박과 토마토 등도 10~20% 넘게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고랭지배추 역시 가뭄에 최근 폭염 피해가 더해지면서 향후 생산 급감에 따른 가격 급등이 우려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봄 가뭄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재차 확산된 AI마저 쉽게 잡힐 것 같지가 않다. 게다가 최근 세계식량지수가 전월대비 2.2% 상승하면서 오름세로 돌아섰고, 주요 수입품인 곡물, 유제품, 육류 등의 가격지수까지 모두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러한 세계식량가격의 상승은 시차를 두고 국내 식료품과 가공식품의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여기에 최근 미국 금리인상 이후 달러화 강세 흐름마저 초래될 경우 각종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식탁물가를 포함한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초래해 서민들의 생계는 더욱 위협받을 수있다.

무엇보다 이러한 식탁물가의 상승은 기본적인 식생활과 연관된 까닭에 선뜻 소비를 줄이기가 힘든 비탄력적 성격을 띠고 있다. 일부 상품 가격만 올랐다면 가격이 싼 대체재를 소비하면 되지만, 식료품에서 가공식품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물가가 인상됐고 외식 물가까지 덩달아 올라버린 상황에서 결국 가계로서는 다른 소비지출을 줄이는 방법 외엔 도리가 없는 노릇이다.

가계의 전체 소비지출에서 식료품비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시 2인 이상 가구)을 나타내는 '엥겔계수'를 살펴보면 2016년 1분기 13.0%에서 4분기 14.1%로 상승했다. 더욱이 과거에 비해 외식의 비중이 크게 높아졌음에도 엥겔계수가 오히려 상승한 것은 그만큼 최근 가계의 식탁물가 부담이 커졌음을 시사한다.

게다가 엥겔계수는 일반적으로 저소득가구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데, 최근의 식탁물가의 상승으로 저소득가구의 생계난마저 우려된다. 소득이 가장 적은 1분위의 경우 엥겔계수가 2016년 1분기 18.5%에서 4분기 21.3%로 2.8%p나 상승했다.

이렇게 식탁물가가 상승하면 저소득층의 실질소득 감소로 이어지고 결국 서민 가계소비가 위축돼 경기가 침체되는 악순환을 가져올 것으로 우려된다.

문재인 정부가 야심차게 일자리를 만들고 소득주도의 성장론을 추진하고는 있지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 식탁물가를 잡지 못하면 아무리 소득이 늘어나도 서민들의 생활은 별로 나아질 게 없게 된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 시정연설에서 '밥이 민주주의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정말 밥이 민주주의임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하루속히 정부는 치솟는 식탁 물가부터 잡아야 한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7년 6월 19일 (19:0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최성근
최성근 skchoi77@mt.co.kr

국내외 경제 현안에 대한 심도깊은 분석을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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