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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IPO 부진…벤처투자 선순환 막힐라

[코스닥을 살리자]기관투자자 외면으로 코스닥 IPO 부진…벤처산업 선순환 고리 끊길 우려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입력 : 2017.06.20 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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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하반기 코스닥 상장을 추진했던 모바일 게임업체 A사는 IPO(기업공개) 계획을 자진 철회한 후 현재까지도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대치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지만 벤처기업 무대인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차분한 흐름이다. 이 때문에 상장하더라도 적정 공모가격을 받기 쉽지 않고 이후 주가도 자신할 수 없어 IPO 일정을 미루고 있다. 이 회사에 투자했던 벤처캐피탈 역시 상장 후 투자금을 회수하려던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코스닥 IPO 부진…벤처투자 선순환 막힐라
증시가 사상 최대 호황기를 맞자 비상장 벤처기업은 IPO를 원하는 투자자들의 압박에 진땀을 빼고 있다. 아직 코스닥 상장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도 있지만 예전만 못한 코스닥시장 분위기를 감안해 IPO를 늦추는 곳도 적지 않다.

벤처기업의 한 임원은 "기관투자자의 코스닥 참여가 부진한 편이어서 IPO 주관증권사에서도 당장 상장을 추진하기보다 내년이나 내후년을 최적기로 보고 준비하라고 조언한다"고 말했다.

벤처기업이 주로 상장하는 코스닥 체감온도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달아오르고 있는 코스피와 다르다. 2000년대 초 벤처붐처럼 증시 활황을 코스닥이 주도하던 것과 대조적이다.

◇코스닥, 벤처투자 선순환 연결고리= 벤처기업의 IPO 통로인 코스닥은 '투자-회수-재투자'로 이어지는 벤처산업 선순환 생태계에서 '회수' 역할을 맡는 중요 연결고리다.

예컨대 벤처캐피탈은 비상장 벤처기업을 코스닥에 상장시켜야 보유 지분을 팔고 투자금을 회수한 뒤 투자자에 이익을 배분, 재투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 주로 코스닥을 통해 진행하는 IPO는 M&A(인수·합병)와 함께 회수시장의 양대 축이다. 이처럼 투자금을 회수해야 재투자 여력이 생기므로 코스닥의 부진은 2000년대 벤처 버블 붕괴 후 모처럼 호기를 맞은 벤처산업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벤처캐피탈의 신규 투자규모는 2조1503억원으로 2015년(2조858억원)보다 늘어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의 벤처투자금인 모태펀드를 중심으로 투자가 밀물처럼 유입되고 있는데 반해 코스닥 IPO나 M&A를 통한 회수시장의 출구가 비좁아 투자금이 갇혀 있는 '병목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벤처산업의 신규 투자 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 코스닥 재건이 절실하다는 게 관련 업계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이민화 창조경제연구이사회 이사장(KAIST(카이스트) 겸임교수는 "회수시장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면 전체 벤처투자를 위축시키는 악순환 고리에 빠질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앞으로 추진하게 될 벤처창업과 활성화 정책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기관투자자의 부진한 참여를 개선하기 위해선 연기금 등이 코스닥 투자에 제한을 걸고 있는 내부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스닥 활성화 여부에 벤처투자 성패= 2000년대 벤처 거품이 꺼진 후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던 벤처기업 IPO가 최근 활성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벤처캐피탈협회 기준 지난해 IPO(재상장, 직상장, 외국계,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제외)는 48건으로 2015년(57건)에 비해 감소했으나 2012년(20건)과 2013년(34건)에 비해선 늘었다. 이 중 벤처캐피탈이 투자한 기업이 IPO를 한 곳은 지난해 36건을 기록했다.

다만 기업의 IPO가 최근 다시 증가하고 있음에도 2010년(50건), 2011년(55건)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진한 편이다. 기관투자자의 코스닥 외면 현상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벤처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올해 4월까지 IPO는 19건, 이 중 벤처캐피탈이 투자한 기업은 13건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며 "중소형주가 소외되고 코스피 중심의 대형주 장세가 지속된 탓도 있지만 코스닥에 대한 기관투자자의 매수세가 받쳐주지 못해 증시 호황에도 IPO를 주저하게 만드는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3~4년 전부터 벤처기업에 대거 투자했던 자금을 벤처펀드 만기 시점인 3~4년 후 회수하려면 코스닥 활성화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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