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FRB 금리인상 겁 안 내"…中 자신감 이유는?

중국이 더는 미국의 금리인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은 통상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에 공포 그 자체다. FRB의 금리인상으로 달러와 미국 국채 등 달러 표시 자산 가격이 뛰면 신흥시장에 몰리던 글로벌 자금이 달러 자산 쪽으로 이탈하게 되고 신흥시장이 짊어진 달러 빚 상환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자본유출과 자국 통화가치 하락에 대응하려면 신흥국 중앙은행도 금리상승 압력을 받게 된다. 금리상승 같은 통화긴축은 미약한 성장세에 치명적일 수 있다.

이같은 우려로 FRB가 2015년 12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첫 금리인상을 단행하자 이듬해 초 중국 금융시장은 큰 혼란을 겪었다. 중국뿐 아니라 다른 주요 신흥국도 충격을 받았다. 중국은 위안화 약세와 자본유출에 대응하느라 보유외환을 대거 쏟아부어야 했다.

FT는 그러나 이젠 상황이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FRB가 2015년 12월 이후 지난해 12월에야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시간을 벌게 된 중국이 안정을 되찾으며 FRB의 금리인상을 방어할 수 있도록 체질을 강화했다는 것이다.


우선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해 초 신용 확대로 성장세가 안정되는 사이 자본통제를 강화하며 자본유출을 둔화시켰다. 덕분에 위안화 환율은 올해 대부분 달러당 6.9위안에서 안정됐다. 다만 지난해 말 이후엔 1.4% 절상됐다. 이례적인 절상폭에 시장에선 위안화값 전망치를 높이는 분위기다.

제레미 스티븐스 스탠더드뱅크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이에 대해 "지난해 인민은행이 FRB의 도움을 받은 셈"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해는 이런 도움조차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인민은행이 FRB로부터 금리인상 압력을 받을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인민은행 화폐정책위원회 위원을 지낸 위용딩 중국 사회과학원 학부위원은 "중국은 이제 금리안정이 필요하다"며 "FRB를 따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게 10년 만기 미국 국채와 만기가 같은 중국 국채의 금리 차이(스프레드)는 2014년 12월 150bp(1bp=0.01%포인트)에서 지난 3월 FRB의 금리인상 이후 80bp 아래로 떨어졌다.

인민은행은 2014~2015년에 기준금리 가운데 하나인 1년짜리 예금금리를 6차례에 걸쳐 3%에서 1.5%로 낮춘 뒤 줄곧 동결해왔다. FRB의 금리인상 압력을 충분히 소화해왔다는 말이다.

그 사이 인민은행은 기준금리 인상 대신 단기 공개시장조작 등을 통한 통화긴축 능력을 입증했다. 인민은행은 지난 3월 FRB가 금리인상을 단행한 뒤에도 단기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와 중기대출창구 금리를 인상하는 식으로 대응했다.

인민은행은 당시 실질금리 하락, 기업 수익성 개선, FRB의 금리인상 등을 배경으로 꼽았다.

위 위원은 FRB가 금리인상에 대한 신호를 잘 보냈다며 "중국이 (FRB의 금리인상에 대응해) 다른 수단을 활용할 수 있고 이에 따른 파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블룸버그는 중국뿐 아니라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비해 외환보유액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아시아 신흥국은 2013년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신호 이후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긴축발작'을 겪었다. 이에 따라 중국을 비롯해 일본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은 적극적으로 보유외환을 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