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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권위 시대 개막…창의 공존 번영의 계기

[탈권위주의 시대를 열다]<1>'41% 득표가 79% 지지로'…"억눌렸던 소외계층 자존감 회복해 사회에 대한 책임감 회복해야"

머니투데이 박준식 기자 |입력 : 2017.06.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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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은 리더의 그릇 크기만큼 성장한다. 국민과 영토, 주권으로 이뤄진 국가도 널리 보면 거대한 조직체다. 대통령제 국가인 우리나라에서 새 대통령이 취임 한 달 만에 국민을 감동케 하는 파격적 행보를 지속하면서 시대의 물결은 탈권위라는 격랑을 예고하고 있다.

이제 격식타파와 의전축소라는 실용·실리적 문화의 파고가 밀려오는 것일까. 한 시대의 문화는 지도자에 따라 역행할 수도, 진일보할 수도 있다. 이런 권위주의 타파의 흐름이 뿌리 깊은 유교 지배세력의 악습인 연공서열과 학벌, 지역 중심의 계파주의를 몰아낼지가 관건이다. 공직사회의 변화가 기업이나 시민사회, 자치단체 등 민간에까지 영향을 줄지, 새 정부 5년에 대한 기대감은 상당하다.

◇권위주의 시대, 연공서열이 계급 및 패권주의로 변질 =권위주의 시대의 소통 방식은 상명하달이었다. 이 체계의 서열은 일반적으로 장유유서의 원리를 따랐다. 일방적인 하복 관행을 오래도록 따른 이에게 더 크고 많은 보상을 주는 논공행상 시스템이다.

50~60년대 전쟁의 폐허에서 국가의 자립기반을 갖추지 못한 시대엔 카리스마적인 리더가 필요했다. 리더의 명령과 그를 무조건 받드는 방식의 소통 체계가 효율적이던 셈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한국을 산업국가로 도약시킨 8할의 원동력은 이런 일사불란한 소통체계에 기인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서열 위주의 관습은 이제 두 세대가 지나 다른 병폐를 낳았다. 비슷한 실력이라면, 혹은 실력이 좀 모자라더라도 족벌을 들춰보아 연공의 교집합이 많은 이들끼리 뭉치는 폐단이 나타난 것이다. 일방적인 명령으로 움직이는 사회는 인간의 이기적 본성에 따라 필연적으로 계급과 패권주의를 만들어낸다.

우리가 1996년 선진국 모임인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가입한 이후 이런 구태의연한 소통체계와 적폐는 사회 각계각층에서 심각한 갈등을 유발하는 원인이 됐다. 사회는 이미 민주화됐는데 의사 전달 방식은 그를 따르지 못하는 지체 현상이 폭발의 가능성을 키워온 것이다.

경제계에선 '갑질'이, 법조계에선 '전관예우'가, 문화계에선 '블랙리스트'가, 노동계에선 '귀족노조'가, 종교계에선 '과세특혜와 세습'이, 교육계에선 '국정화'가 나타났다. 특권의 합리화는 이렇게 병폐를 쌓았다.

◇금일봉 혹은 돈봉투, 촌지권위의 몰락 =민주화된 사회에서도 상명하복의 체계는 상급자가 주는 금전 특혜로 보상돼왔다. 상급자가 인사고과 등의 공식적인 업무 평가 외에 하급자에 대한 동기부여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비정기적인 보상이다. 이른바 금일봉으로 불리는 돈봉투가 대표적이다.

기획재정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10년간 공직사회에서 특수활동비로 확정된 예산은 8조5631억원이었다. 꼬리표를 매기지 않고 지휘권자가 쓸 수 있던 쌈짓돈이 이 정도이니 승수효과와 비공식 통계를 감안하면 실제 규모는 적어도 몇 배는 더 됐을 거란 짐작이 가능하다.

하지만 새 정부는 이를 관례나 조직의 특수한 문화로 보지 않고 타파해야 할 적폐로 규정했다. 검찰과 법무부의 돈봉투 만찬 사건을 계기로 주도자들은 좌천성 인사 끝에 면직되는 중징계를 받았고 이를 계기로 개혁이 시작됐다. 대통령은 자신에게 주어진 특수활동비와 업무추진비를 투명하게 공개했고 올해 남은 예산 126억원 중 42%를 절감해 일자리 창출과 소외계층 지원에 쓰겠다고 약속했다.

이제 상급자가 개인의 호감에 의해 내리는 비공식적인 격려금과 금일봉은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금지법(김영란법) 위반을 다툴 문제가 됐다. 이른바 '촌지 권위'의 몰락은 업무적인 내용 외에서 상급자의 권위를 무색하게 할 촉매다. 맹목적인 충성과 의전, 업무외 사적인 명령을 받들 명분이 그만큼 사라질 거란 의미다.

◇수평적 의사소통이 창의적 잠재력을 이끈다 =의식의 흐름은 결국 물리적 형태로 드러난다. 거의 모든 국내 대기업 본사가 수직적인 건물에 지휘체계를 채워넣고 있다. 펜트하우스 같은 가장 꼭대기 층은 그룹 총수와 CEO(최고의사결정권자)들의 차지다. 그 아래를 임원들이, 나머지를 직급에 따른 직원들이 채운다. 고층 사옥을 가진 기업 중 1, 2층에 총수 집무실이 있는 곳은 없다.

몇십 년 전까지 서구의 모습도 다르지 않았다. 미국 월가의 금융사들과 대형 제조업체들은 도심에 고층 사옥을 짓고 CEO 사무실을 맨 위층에 배치했다.

하지만 IT(정보기술) 혁명시대의 모습은 분명히 다르다.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위치한 애플의 본사는 인피니트 루프(Infinite Loop, 무한궤도)로 불린다. 중앙에 파크라 불리는 휴식 공간을 두고 직급에 관계 없이 수평적 원형으로 어울려 모인 형태다. 같은 주에 위치한 페이스북 본사도, 팰로앨토의 테슬라도 형태는 조금씩 다르지만 수평적인 자리 배치를 이룩했다.

IT 르네상스 시대의 창의적 서비스 기업들은 다시 인본주의로 회귀하고 있다. 우리보다 500년 앞서 봉건제 탈피를 기치로 내걸었던 이들의 변화다. 평등의 원칙을 위해 인본주의라는 철학적 사상 근거를 마련한 것이 분명한 토대가 됐다는 평가다. 권위주의는 명령을 기반으로 소통하지만 탈권위주의는 설득과 공감을 토대로 동참을 이끌어낸다. 지금 우리 사회는 젊은이들이 스스로 뛸 때 발휘하는 창의력이 절실하다.

2001년 국가대표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네덜란드인 거스 히딩크는 선수들에게 '존칭 생략'을 주문했다. 운동장에서뿐만 아니라 대표팀 내에선 무조건 서로의 이름만 부르게 한 것이다. 선후배 사이에 겸상도 하지 않던 이들이 바뀌었다. 학벌이 아닌 실력 중심으로 구성된 당시 대표팀은 팀내 막내뻘인 박지성 등의 활약으로 세계 4강에 올랐다.

◇강자에 강하고 약자에 관대한 리더 =우리나라는 이미 권위를 스스로 벗어던진 지도자를 경험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시대와 환경이 그를 받아들일 수 없던 탓인지 당시 기득권 세력의 저항은 반감을 넘어 조롱의 수준까지 비화됐다. 통수권자가 권위를 내세우지 않자 그를 인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만연했다. 정권 말에는 '모든 게 누구탓'이라는 푸념도 돌았다.

이런 맥락에서 약 10년 만에 청와대로 돌아온 문재인 대통령의 행보를 바라보면 중요한 교훈을 체득한 이의 전략을 읽을 수 있다. 강자에 강자고, 약자엔 관대한 의지와 태도다.

취임 후 그는 자택에서 출근하며 동네주민을 격의 없이 만났고, 인천공항 비정규직과 유치원 어린이들, 처우개선을 바라는 소방관들과 직접 대면했다. 청와대 기술직 직원들과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같이 했고, 공원에서 행사를 하던 의장대원들에게 불쑥 다가가 악수를 청했다.

하지만 대통령은 재계와 검찰, 군부 등 기득권 세력에는 정반대다. 비정규직 문제를 비판했던 경총은 대통령의 직접적인 경고를 받았고, 예전처럼 청와대로 초청받지 못한 재계는 채널을 찾느라 안절부절한 모습이다. 검찰 개혁은 예고되지 않은 인사 태풍으로 이미 시작됐고, 군부 역시 사드 보고 누락 파문으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의 리더십은 탈권위라는 옷을 입었지만 오히려 밀실의 권위주의를 능가하는 위력을 보이고 있다. 적폐 청산을 위해 불의와 타협하지 않겠다던 그가 기득권을 멀리하고 오히려 강자들을 개혁대상으로 여기면서 나타난 결과다. 41%로 당선된 그에 대한 국민적 지지는 취임 한 달여 만에 두 배에 가까운 79%에 달했다. 탈권위가 공감을 얻어 권위를 되찾은 패러독스다.

박학래 군산대 교수(동양철학)는 "서양의 인본주의 못잖게 유교 사상 역시 모든 사람이 동등하고, 사람마다 능력에 우열이 있을지언정 근본은 같은 가치에서 출발한다는 본래적인 호혜성을 원칙으로 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이어 "새 지도자가 소외계층을 아우르면서 국민 개개인들에 눈길을 돌려 우리 스스로 자기 존재감을 되찾게 한다면 그동안 힘의 논리에 억눌려 각자도생하던 국민들은 사회에 대한 책임감을 되찾아 서로 어울려 평화를 누리는 영·정조 시대 실학과 같은 창의와 번영, 공존의 토대가 마련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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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zon4ram  | 2017.06.20 09:48

노벨물리학상을 받을 수 있는 혁명적인 통일장이론서(제목; 과학의 재발견)가 나왔다. 가상적인 수학으로 현실의 자연을 기술하면 오류가 발생하므로 이 책에는 수학이 없다. 그래서 일반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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