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vs 美 연준…줄다리기 다시 시작

머니투데이

안근모 글로벌모니터 편집장

/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br>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14일(현지시간) 예상대로 금리를 1.00~1.25%로 0.25%포인트 인상했습니다. 미국의 정책금리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대로 올라섰습니다. 우리나라 정책금리인 기준금리와도 격차가 거의 없어졌습니다.

FOMC 위원들은 별도로 제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남은 기간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리고, 내년에는 총 세 번에 걸쳐서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기존의 전망을 재확인했습니다.

그러나 금융시장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위 그래프에는 미미하게 표현되어 있지만, 이날 미국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 가격에 적용된 올해 말과 내년 말 정책금리 예상치는 전날보다 낮아졌습니다.

그래서 연방준비제도와 금융시장 사이의 정책금리 전망 격차가 더욱 벌어졌습니다. 금융시장이 예상하는 내년 말 정책금리 예상치는 1.475%로 연준이 예상하는 정책금리 예상치 2.125%와 더 멀어졌습니다. 연준은 내년 말까지 네 번 더 금리를 올리겠다는 생각이지만, 금융시장은 기껏해야 한두 차례밖에 올리지 못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둘 사이의 극명한 견해차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추세에서 비롯되었습니다.

FOMC가 금리 인상 결정을 발표하기 몇 시간 전 미국 노동부는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 통계를 발표했습니다. 최근 여러 차례 소개해 드린 대로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뚜렷하게 둔화되는 추세인데, 그 흐름이 지난달까지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추세가 살아 있는 인플레이션은 집세와 같은 주거비용뿐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연준은 "일시적인 잡음일 뿐"이라며 물가는 결국 2% 목표를 향해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하지만 금융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둔화 양상이 그렇게 낙관적이지 않다고 봅니다. 결국 연준이 물가 둔화를 고려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둘 중 한쪽은 결국 항복을 해야겠죠. 그동안에는 계속 금융시장이 옳았던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이번 승부 역시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