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보험' 파문에 中대형주 급락…MSCI 편입 또 불발?

중국 상하이종합지수(파랑)·SSE50지수 최근 1년 변동률 추이(단위: %)/그래프=블룸버그

중국 최대 보험사 안방보험그룹발 파문이 중국 증시 대형주 랠리에 급제동을 걸었다. 이 여파로 중국 A주(내국인 전용)의 MSCI 신흥시장지수 편입이 또 불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15일 안방보험그룹이 중국 상하이증시의 대형주 급락세를 촉발하며 중국 대형주를 영웅에서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hero to zero)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안방보험 사태는 최근 이 회사 우샤오후이 회장의 조사설, 출국금지설, 체포설이 잇따르면서 불거졌다. 안방보험이 지난 13일 사실상 우 회장의 퇴진을 발표하면서 체포설에 무게가 실렸다.

블룸버그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안방보험과 우 회장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에 착수하면서 은행권에 안방보험과 관련한 사업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은행은 이미 안방보험의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고 한다.

글로벌 M&A(인수합병) 시장에서 잇따라 '대물'을 낚아 주목받은 우 회장의 몰락은 그 배경에 대한 여러 추측을 낳으며 중국 상하이증시 대형주에 직격탄을 날렸다.


상하이증시 대표 대형주가 편입된 SSE50지수는 지난해 초부터 줄곧 올라 지난 12일 2015년 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날 오후까지 3%가량 떨어졌다.

SSE50지수의 급락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상하이증시 대표지수인 상하이종합지수가 올해 1%도 못 오르는 사이 SSE50지수는 8%가량 뛰었기 때문이다. 상하이종합지수에서 올해 상승률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9개가 SSE50지수 편입 종목이다. 블룸버그는 대형주의 랠리가 없었다면 상하이종합지수의 올해 수익률이 마이너스에 머물렀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안방보험 쇼크로 대형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약해졌다는 점이다. 독일 도이체방크는 '국가대표'(궈자두이)마저 대형주에서 돈을 거둬 다른 데 투자할 준비가 됐는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국가대표'는 2015년 여름 중국 증시 급락 사태 때 투입된 중국 인민은행과 증권관리감독위원회(증감위)·국유자산관리감독위원회(국자위), 증권금융공사(CSFC) 등을 통칭한다. 이들은 중국 정부의 지원 아래 대형주와 우량주를 주로 사들이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국가대표의 대형주 이탈은 대형주에 대한 투매를 자극할 수 있다.

홍콩 금융서비스업체 KGI아시아의 벤 퀑 이사는 "안방보험 소식에 일부 중국 본토 투자자들이 보유 종목에 대해 불안을 느끼고 있다"며 "일부는 MSCI의 발표에 앞서 불확실성을 피하기 위해 대형주에서 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MSCI는 오는 20일 중국 A주의 신흥시장지수 편입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중국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MSCI신흥시장지수 편입 도전에 실패했다.

퀑 이사는 또 SSE50지수의 주가 수준이 상하이종합지수보다 32% 낮지만 최근 실적에 비하면 11.6배나 높다며 최근 상승세가 과도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