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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상까지 받은 긴급재난문자, 애물단지 된 속사정

'先사고 後문자' 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기술적 한계도 존재

머니투데이 이미호 기자 |입력 : 2017.06.1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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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오후 5시50분 국민안전처가 발송한 화재 경보 문자/뉴스1
지난 4일 오후 5시50분 국민안전처가 발송한 화재 경보 문자/뉴스1
#지난 11일 낮 1시쯤, 회사원 조모씨(40·금천구)는 집에서 인터넷 서핑을 하며 주말 한낮의 여유를 즐기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갑자기 인터넷이 먹통이 됐기 때문이다. 와이파이 공유기를 살펴보니 아예 전원이 나가있었다. 10여분 후, 정전이 됐다는 아파트 관리사무소 안내방송이 나왔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꽁꽁 얼려놨던 음식물은 이미 녹아내리고 있었다. 그때 울리는 한 통의 문자. 발전소 고장으로 정전이 됐다는 내용의 긴급재난문자였다. 오후 1시 39분이었다.

#"조류인플루엔자(AI) 관련 5월 10일 이후 전통시장, 군산 서수농장에서 닭을 구입해 키우시는 분은 신고 바랍니다." AI가 전국을 강타했던 이달 초, 전라북도는 긴급재난문자 덕을 톡톡히 봤다. 6일부터 12일까지 4건의 문자를 발송했는데 172건이 신고됐고, 총 16건의 양성농가를 조기에 색출할 수 있었다. 시장에서 살아있는 토종닭·오골계를 사갔던 농민들이 문자를 보고 직접 신고했기 때문이다.

출시됐을 때만 하더라도 정부에서 상까지 받았던 긴급재난문자(문자메시지 송출 서비스·CBS)가 '애물단지'가 되면서 국민안전처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여전히 휴대폰 문자를 받지 못하는 국민들이 상당수인데다, 문자 발송 시점이 사고 발생 시각보다 늦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태생적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게 국민안전처의 설명이다. 무슨 속사정이 있을까?

19일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긴급재난문자는 재난 유형에 따라 사고 시점보다 이를 수도, 늦을 수도 있다. 즉 태풍, 폭우, 홍수, 폭염, 미세먼지 등 기상정보에 따라 사전에 예측 가능한 자연재해의 경우, 미리 문자를 보낼 수 있다. 예방 효과가 높을 수밖에 없다.

반면 지진, 산불, 정전 등 대부분의 인재(人災)는 사고 발생 시점보다 늦을 수밖에 없다. 지진을 예로 들면, 지진을 감지하는 순간은 고층 아파트에 거주민이나 길거리에 있는 사람이나, 국민안전처 직원이나 같기 때문에 문자를 아무리 빨리 보내도 감지 시점 이후가 될 수밖에 없다.

산불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하루 평균 100건 이상의 산불이 발생하지만, 불이 났다고 해서 바로 문자를 보낼 수 없는게 현실이다. 가령 산불의 규모가 어느정도 커졌다거나, 밤에 불이 났는데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했거나, 강풍이 부는 등 일정 요건을 갖춰야 문자를 보낸다.

긴급재난문자 발송은 국민안전처 안전관리상황실에서 직원 1명이 담당한다. 사고 현장 등 지자체에서 연락이 오면 안전처 발로 문자를 보낸다. 이에 문자 발송권한을 지자체에 넘기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김희겸 국민안전처 재난관리실장은 "사고가 터지면 국민들이 생각하는 골든타임, 즉 기대 시간과 안전처가 문자를 보내는 시간 사이에 갭(시차)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그 부분에 대해 양해를 구한다는게 참 조심스럽고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기술적 한계도 있다. 최근에 나온 스마트폰은 공정 과정에서 재난문자 수신 기능을 탑재한 상태(의무화)로 나오지만, 2014년 이전에 나온 휴대폰은 배터리 소모량이 크다는 이유로 해당 기능을 제외했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 3G폰 이용자가 '지역 메일(Area Mail)'을 수신할 수 있도록 서비스 제공자는 별도의 휴대전화 시스템을 설정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중앙성청과 지방지부국, 지자체, 시구청촌 모두 이통사와 서비스 계약을 각각 체결했다.

또 이통사 기지국을 통해 발송한다는 점에서 문자를 동시에 보냈다 하더라도 시차가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3G폰은 문자가 120바이트(60자)까지만 가능하다 보내 내용이 잘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일부 국민들은 '문자 수신 소리'가 거슬린다며 안전처에 항의전화를 하기도 한다. 도서관이나 영화관에 있을 때, 소리 때문에 낭패를 봤다며 불만을 터뜨리는 국민들도 많다. (안전처는 전쟁상황시 발송하는 문자의 데시벨은 보다 높게 설정해뒀다)

국민안전처는 문자 발송이 재난 대응의 전부인 것처럼 오인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안전처 관계자는 "안전대책에 대한 관심이 재난문자로만 쏠리는 건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현장 상황에 따라 시차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줬으면 한다. 또 나에겐 불편하지만 다른 사람에겐 꼭 필요할 수 있다는 인식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미호
이미호 best@mt.co.kr

정치부(the300), 사회부 교육팀을 거쳐 현재 시청팀에 있습니다. 서울시청과 행정자치부 등을 담당, 생활에 도움이 되는 기사를 쓰기 위해..오늘도 고군분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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