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비·학원비·공과금까지 척척…'페이의 진화'

#자취 생활을 하는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카카오 간편결제 서비스 카카오페이를 통해 전기요금과 지방세 등 공과금을 납부하고 있다. 카카오톡으로 매달 고지서를 받아볼 수 있어 우편물을 놓칠 염려가 없기 때문. 납부 마감 이틀 전에 알림을 제공해 연체 요금을 내는 일도 없다. A씨는 “아파트 우체통을 잘 살펴보지 않아 청구서를 놓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며 “은행에 가거나 별도의 뱅킹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고 월별 납부 요금을 스마트폰에서 관리할 수 있어 편하다”고 말했다.

#40대 워킹맘 B씨는 NHN페이코가 제공하는 간편결제서비스 페이코를 자주 활용한다. 아이의 영어 학원비를 페이코로 결제할 수 있어서다. 기존에는 학원비 결제를 위해 아이에게 신용카드를 주었지만 페이코를 이용하면 몇 번의 스마트폰 터치만으로 쉽게 강의료를 낼 수 있다. B씨는 “무엇보다 아이에게 현금이나 카드를 쥐어 보내지 않아도 돼 안심이 된다”며 “현재 지원하는 학원이 몇 개 되지 않는데 앞으로 서비스가 더 확장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간편 결제 서비스 용도가 크게 넓어지고 있다. 단순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신용카드를 대체하는 용도에서 벗어나 공과금, 학원비, 병원비 납부 등 다양한 영역에서 보다 편리한 결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간편결제 서비스 제공기업들이 특화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한 덕분이다.

대표적인 사업자가 카카오페이다. 카카오페이는 생활에 가장 밀접한 ‘공과금’ 영역을 특화했다. 국민의 90% 이상이 사용하는 카카오톡을 통해 전기요금, 지방세 등의 고지서를 받아보고 스마트폰에서 바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한 것. 카카오는 이외에도 신용카드사와 제휴를 맺고 카드 고지서를 카카오톡으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카카오페이를 통해 매달 받게 되는 고지서를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NHN페이코는 교육 서비스 영역을 특화하고 있다. 모바일 알림장 서비스인 ‘유니원’과 접목해 학원과 유치원, 어린이집의 수강료나 월비를 페이코로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아이들에게 카드나 현금을 들려 보내거나 번거로운 계좌이체 대신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에서 고지서를 받아보고 터치 몇 번으로 결제할 수 있다. 알림장도 앱으로 받아보고 선생님들과 소통도 할 수 있어 학부모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LG CNS의 경우, 카카오 알림톡을 활용해 스마트폰에서 학원비와 병원비의 고지서를 받아보고 바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가령, 기존에는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뒤 진료비를 납부하려면 번호표를 뽑고 본인 차례가 돌아올 때까지 상당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그러나 이 서비스를 활용하면 스마트폰으로 바로 고지서를 받아 결제할 수 있다. LG CNS는 한림대학교성심병원과 제휴를 맺고 서비스를 시작했다. 향후 적용 병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유통업계는 쇼핑에 특화된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정 쇼핑몰에서 간편결제를 이용할 경우 리워드로 포인트를 제공하는 식이다. SSG페이는 6월 한 달 간 신세계 인터넷 면세점과 연계, 명동점에서 SSG페이를 통해 BC카드로 구매할 경우 최대 9% 청구할인을 제공하고 인터넷 면세점 적립금 만원 쿠폰도 발급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간편결제 후순위 주자들이 다양한 생활 특화 서비스를 선보이며 간편결제의 편의성과 사용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공과금이나 관리비 등 각종 대금 지불 영역으로 서비스가 확대되며 더 이상 고지서와 번거로운 방문 납부가 필요없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