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힌 설악산 케이블카 허용…시민단체 '난개발 우려'

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강원 양양 주민들이 양양군청 앞에서 중앙정심판 위원회의 방문을 반기며 깃발을 흔들고 있다. /사진=뉴스1

20년 이상 논쟁이 지속돼왔던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재개됨에 따라 환경단체와 시민단체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들은 케이블카 사업을 계기로 산지도 난개발의 빗장이 풀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이하 중앙행심위)는 1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서울 서대문구 권익위 서울사무소 1층 심판정에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를 위한 문화재 현상변경허가 거부 취소청구' 사건 심리를 한 결과 인용 결정을 내렸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는 양양군이 1995년 3월부터 추진한 사업이다. 천연기념물 제171호로 지정된 설악산천연보호구역 남설악지역 오색약수터부터 끝청 아래까지 3.5km 구간에 걸쳐 곤돌라 53대를 비롯해 지주, 정류장, 전망대, 산책로 등을 설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총 사업비는 587억원 규모다.

사업을 둘러싼 논쟁이 격화되며 정부의 결정도 오락가락했다. 양양군은 2011년부터 환경부에 '설악산 국립공원계획 변경안'을 신청했지만 2번 거부당한 끝에 2015년 9월에야 환경부의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문화재청은 케이블카 설치시 산양을 비롯한 멸종위기종 보호와 자연 경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안건을 심의 후 부결했다.

양양군이 지난 3월 문화재청의 처분이 부당하다며 중앙행심위에 행정심판을 청구한 결과 사업을 재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날 인용 결과에는 문화재청이 보존 및 관리에 치중한 나머지 '문화향유권' 등 활용 측면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 고려됐다.

지역사회는 관광 활성화 기대로 중앙행심위의 결정을 반기는 분위기다. 문화재청은 이번 행정심판 결과를 지체없이 수용해야 하지만 설악산지키기국민행동, 불교환경연대 등 시민·환경단체와 종교계의 격렬한 반발이 예상된다.

박그림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대표는 "설악산이 가지고 있는 가치와 상징성으로 미루어볼 때 케이블카 사업 허가는 국내 산지 난개발의 빗장을 여는 것"이라며 "오늘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법적대응을 비롯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케이블카를 막아낼 것"이라고 밝혔다.